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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4 , No. 11

[ Article ]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 Vol. 24, No. 11, pp. 2701-2710
Abbreviation: J. DCS
ISSN: 1598-2009 (Print) 2287-738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23
Received 07 Sep 2023 Revised 11 Oct 2023 Accepted 16 Oct 2023
DOI: https://doi.org/10.9728/dcs.2023.24.11.2701

인터랙티브 영화에 적용된 몰입(Flow)이론 연구: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중심으로
추경요1 ; 김세훈2, *
1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애니메이션 전공 박사과정
2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 교수

A Study of Flow Theory in Interactive Movies: A Focus on Black Mirror: Bandersnatch
Jing-Yao Zou1 ; Sae-Hoon Kim2, *
1Ph.D Course, Sejong University, Department of Performance, Video, and Animation,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2Professor, Creative Soft Division Cartoon Animation Tech,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Correspondence to : *Sae-Hoon Kim Tel: +82-2-3408-3244 E-mail: kimsh@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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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인터랙티브 영화는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스토리를 창조하는 드라마틱한 재미를 제공하며, 이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몰입의 구조적 3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연구 케이스로 분석하였다.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미로 패턴의 서사 구조가 도입되어, 게임 영역의 '되돌아옴' 메커니즘을 이용하였다. 이 '되돌아옴' 메커니즘은 다양한 분기된 내용들이 이미 설정된 주요한 플롯으로 회귀하는 구조를 띠게 만들었다. 단기적 명확한 주제의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터랙티브 영화는 각각의 선택을 통해 다양한 단기 주제를 설정하게 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즉각적 피드백의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영화에서의 결정 권한이 마치 관객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관객은 제작자가 설정한 결과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된다.

Abstract

Interactive films provide a dramatic and user-crafted storytelling experience by utilizing the interactivity of games, presenting a form of gamification. This research delves into Black Mirror: Bandersnatch, analyzing it as a case study based on three structural elements of immersion: balance between difficulty and skill, clear objectives, and immediate feedback. When exploring the balance between difficulty and skill, a maze-pattern narrative utilizing a game-like “return” mechanism is introduced. Considering short-term clear objectives, the interactive film employs various choices, setting diverse short-term themes to facilitate user engagement. In terms of immediate feedback, although decision-making in the film ostensibly grants authority to the audience, most situations compel the audience to choose according to outcomes predetermined by creators.


Keywords: Flow Theory, Interactive Film, Bandersnatch, Channel of Flow, Narrative Structure
키워드: 몰입이론, 인터랙티브 영화, 밴더스내치, 몰입채널, 서사구조

Ⅰ. 서 론

현대사회에서는 디지털 매체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동성과 편의성이 더해진 디지털 매체는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보편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1]. 이전에는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소비자였던 사람들이 상호작용적인 소통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생산자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었다. 디지털 매체는 단순한 소비자였던 사람들을 생산자의 위치로 격상시킨 것이다[2]. 이는 디지털 매체의 상호작용성이라는 특징을 반영한 현상으로, 이러한 변화는 스토리텔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 스토리텔링은 '글이나 그림 등을 활용해 설득력 있게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에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고 상호작용성에 기반을 둔 서사 행위', 즉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특징은 '상호작용적인 인터랙티브한 서사경험, 무한확장 가능성, 비선형적 구조, 그리고 사용자 중심의 서사'이며, 이러한 특징들은 인터랙티브한, 즉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큰 역할을 한다[3].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사용자 중심의 상호작용적인 서사 공유'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 즉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했다. 이것은 다양한 형태의 매체와 결합하여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단지 매체를 즐기며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양한 매체 제작물을 만들어 사이버스페이스에 전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의 발달,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제작의 활성화, 그리고 개인이 다수에게 매체 작품을 쉽게 유통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의 발전을 반영하며, 디지털 매체의 사용자 친화적인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다. 특히 '인터랙티브 영화'는 매체와 사용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며,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영화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점에서 전통적인, 선형적인 스토리텔링 방법과는 다르다. 사용자는 단지 감독이 만든 영화를 관람하는 수용자 역할에서 나아가, 영화의 스토리에 개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는 창작자 역할로 변화하였다.

2018년 12월에 넷플릭스에서 제작 및 배급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시청하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예시이다. 기존의 인터랙티브 영화들이 대중성에 중점을 두고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면,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개인의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시청이나 참여이 가능하고, 그 스토리는 대중의 선택이 아닌 개인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이 때문에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에는 결말에 이르는 순서를 정리한 공략법들이 등장하였고, 사람들은 여기에 다른 결말을 추가하여 공유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시도하였다[4]. 이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인터랙션(interaction)'이 확장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랙티브 영화의 스토리텔링 방법은 게임 플레이와 크게 유사하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성공적인 미션 수행을 위해 다양한 선택을 내리는 것과 같이, 인터랙티브 영화에서도 관객이 스토리를 추진하기 위해 특정한 선택에 참여한다. 이는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영역에 게임의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관객의 게임에 대한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한편,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에 의해 제안된 '몰입(Flow)' 이론은 현재 사회에서 핵심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은 몰입하는 개인의 삶이 풍부해지고 향상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몰입을 촉진하는 조건과 전략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Flow Channel' 상태, 즉, 개인이 활동에 완전히 몰입하고 최적의 경험을 누리는 상태를 설명하는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Csikszentmihalyi는 '몰입' 상태가 개인의 기술적 수준과 특정 활동의 난이도가 균형을 이루는 경우에 도달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5]. 인터랙티브 영화는 사용자가 스토리를 창조하는 데 게임의 상호 작용성을 이용하여 드라마틱한 재미를 제공하며, 이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여겨질 수 있다[6]. 따라서 본 연구는 몰입 이론의 핵심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의 서사 구조와 기술적인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런 분석은 관객의 몰입을 촉진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Ⅱ. 선행연구
2-1 인터랙티브 영화

인터랙티브 영화는 게임과 같은 스토리 진행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관객이 상황 선택에 참여하며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의 인터랙티브 영화의 원조는 1967년에 몬트리올 엑스포에서 상영된 라두스 친체라 감독의 <키노오토마트(Kinoautomat)>로, 이는 관객의 투표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되는 최초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영화였다. '키노오토마트'를 시작으로, 인터랙티브 영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극장 좌석에 조이스틱을 설치하거나 인터넷에서 공개하는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였다. 또한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다양한 매체를 교차적으로 활용하여 전체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였다[7].

1992년에는 베얀 감독이 제작한 <I'm Your Man>이라는 단편 인터랙티브 영화가 등장했다. 이 작품은 극장 상영을 위해 좌석에 조이스틱을 설치하였고, 관객들은 조이스틱을 사용하여 여러 선택지 중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이 방식은 당시에는 낯선 경험이었지만, 그 후 DVD 특별판으로 재제작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8]. 이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공장소에서 관객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인터랙티브 영화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2016년 제작된 <Late Shift>는 <I'm Your Man>의 참여 방식을 디지털 매체와 결합한 형태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130분 동안 180가지 이상의 선택 상황을 통해 7가지 다른 결말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작품은 영화관에서 상영되며, 다수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결정된다. <I'm Your Man>과 같은 형태지만, 조이스틱이 아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투표하는 점이 다르다. 관객은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투표를 하고, 이 투표 결과는 즉시 반영될 수 있다. 이처럼 현대인에게 친숙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점은 인터랙티브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9].

<마리카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Marika)>은 인터랙티브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스웨덴의 공영방송 SVT에서 방영된 드라마는 총 5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결혼식 날 밤에 사라진 신부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웹블로그, 온라인 게임,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신부의 행방을 찾아 나간다. 이 드라마는 일반적인 A 또는 B와 같은 단순한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적극적으로 스토리에 개입할 수 있게 한다. 방송이 끝나면 실제 TV 토론이 시작되며, 이 토론에서 한 블로거가 자신의 동의 없이 마리아의 실종된 사건을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블로거는 블로그를 통해 마리아의 실종에 음모론을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션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 시민들은 미션을 수행해야 하며,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선 드라마에서 제공되는 힌트를 이용해야 한다[10].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드라마 내에서 마리카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동시에 실제 세계에서 마리아를 찾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11]. 이렇게 <마리카에 관한 진실>은 허구의 이야기만을 담지 않고, 실제 세계로 사건을 연장시키며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다.

<블랙미러:밴더스내치(Black Mirror: Bandersnatch)>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는 작품으로, 2018년 넷플릭스에서 제작하고 배급한 최신의 인터랙티브 영화이다. 이 영화의 공식 러닝타임은 90분이며, 게임 프로그래머인 스테판이 판타지 소설 '밴더스내치'를 게임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블랙미러:밴더스내치>는 기존의 인터랙티브 영화와 달리,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또한, 넷플릭스라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배급되므로, 영화관 등의 공공장소가 아닌 개인적인 공간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반복해서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9]. 이것은 디지털 환경의 빠른 변화와 발전에 적응한 새로운 형태의 영화 제작 및 배포 방식이며, 참여 방식을 의미하고 있다. 이렇게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이 작품은 인터랙티브 영화의 대표사례로서의 분석 가치를 가진다.

2-2 이론적 고찰
1) 몰입이론

몰입(Flow)이란 '무엇인가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인간의 심리현상'를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실제 세계에서 벗어나 마치 미디어 속에서 스스로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나, 영상물을 감상하며 본인이 감상 중임을 잊고 무의식적으로 영상물에 몰입하는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12]. 몰입의 요소는 주로 몰입 상태의 특성과 몰입의 사전 조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몰입상태의 특성에는 현재 수행 중인 일에의 몰입, 의식과 행동의 통합, 자아인식의 소실, 시간개념의 왜곡, 행위자체가 목표 등이 있다. 몰입의 사전 조건으로는 인지된 도전이나 인지된 기술의 균형, 명확하고 즉시적인 피드백, 명확한 목표 인식이 포함된다[13]. 즉, 몰입에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구조적 몰입 요인을 주장하였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 자체에서 목적적 경험을 통한 즐거움이라는 보상을 얻으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제시한 '몰입 채널(Flow Channel) 상태'는 사람들이 활동에 완전히 몰입하며, 최적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설명하는 모델이다. 그는 이러한 '몰입' 상태는 개인이 가진 기술 수준과 해당 활동이 요구하는 난이도가 균형을 이룰 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5]. 즉, 너무 어려운 도전은 사람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주어 포기하게 만들고, 반대로 너무 쉬운 과제는 지루함을 일으켜 도전에서 이탈하게 만든다.

'몰입 채널'은 이러한 도전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상징한다(그림 1). 과제의 난이도가 과도하게 높고 개인의 기술 수준이 낮다면,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초래하게 되며, 이는 '몰입 채널'을 벗어나게 만든다. 이는 사람들이 도전에서 이탈하려는 경향을 촉발할 수 있다. 반대로, 과제의 난이도가 너무 낮고 개인의 기술 수준이 높다면, 이는 지루함을 초래하며, 이 역시 '몰입 채널'을 벗어나,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유발한다. '몰입 채널' 안에서는, 도전과 기술이 균형을 이루며, 이 공간에서는 개인이 활동에 몰입하게 되어, 시간을 잊고 즐거움을 느낀다[14].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몰입 상태'라고 부른다. 이는 최적의 경험으로 간주되며, 개인의 몰입도 및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몰입 채널 상태'는 개인이 '플로우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Fig. 1. 
Flow channel

"몰입"은 종종 'immersion'의 번역어로 사용되며, 이는 "몰두" 또는 "집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flow'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몰입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immersion'은 집중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flow'는 그 집중 행위로 인한 결과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사용된다. 영화의 발전, 특히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전환은 그 자체로 몰입의 향상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 개념은 주로 게임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물에서는 매우 단순하게 정의되었다[15]. 기존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연구에서 몰입과 관련된 주요 연구는 디지털 영상기술이 재현하는 이미지의 사실감(likeliness)과 현실감(reality)에 초점을 맞추었다[16]. 미술사에서는 르네상스 이후로 2차원적으로 구현된 실제 세계의 환영주의(illusionism)가 몰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확정한 기대가 있었고, 영상 결과물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인 편집, 연출, 구성, 환경에 대한 연구보다는 관람객에게 눈에 띄는 기술과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17].

인터랙티브 영화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게임 플레이와 매우 유사하다. 플레이어가 게임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여러 선택을 하는 것처럼, 인터랙티브 영화에서도 관객이 스토리 진행을 위해 특정 선택에 참여한다. 이것은 게임과 전혀 연관되지 않은 분야에 게임의 역할을 주입시켜, 관객의 게임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게임은 원래부터 상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게임 플레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므로, 인터랙티브 영화는 일반 영화보다 게임적 요소가 강할 수밖에 없다[18]. 인터랙티브 영화가 상호작용에 기반한 스토리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은 플레이가 아닌 상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므로, 그것을 완전히 게임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인터랙티브 영화는 사용자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즐거움을 위해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활용하며, 이를 게이미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6].

2) 몰입에 관한 선행연구

논문[19]는 몰입이론을 바탕으로 VR 영화의 특성을 분석하였고, 영화 예술이 디지털 방식으로 인간 생활의 모든 측면에 침투하였고, 특히 몰입형 영화의 등장이 대형 스크린 영화의 전통적인 방식을 바꾸고 VR 영화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강조하였다. 논문[20]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몰입적인 경험을 설명하는데 있어 '초점화'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세 가지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정하고 각 작품에서 어떻게 '초점화' 구조가 활용되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그는 '초점화' 구조가 애니메이션의 관객들에게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상세하게 조사하였다. 이런 접근법은 애니메이션 작품에서의 서사 전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였으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였다. 논문[12]는 영화의 감상 방식, 즉 4D와 비트박스가 관객들의 영화 몰입도 및 자아동일시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증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4D로 감상한 관객들은 2D로 감상한 관객들에 비해 더 높은 몰입도 및 자아동일시화 경험을 보였다.

게임분야에서 몰입이론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논문[21]은 현재 왕자영요의 장비 인터랙션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서 연구하고, 몰입 이론을 적용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논문[22]의 연구는 몰입과 서사 이론을 기반으로 게임 내에서 음악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는 몰입 상태가 주어진 작업과 이를 수행하는 개인의 능력 사이의 균형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았을 때 발생하거나, 영화에서처럼 이야기의 주인공과 감정이 동일화되는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두 가지 형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몰입의 형태를 통해, 음악이 게임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감정 이입, 배경 제시, 그리고 보상적 기능이라는 것을 밝혔다. 논문[23]은 대표적인 몰입형 체험전시 사례들을 전시 연출 요소에 중점을 두고 분석하였으며, 게임 기획 요소를 활용하여 몰입형 체험전시의 기획 및 연출을 통해 '히어로의모험' 전시를 구축하고 운영하였다. 그는 도전, 목표, 갈등, 규칙, 승패와 같은 몰입 이론 요소를 도입하여, 캐릭터 간의 갈등 구조를 설정하고 악당 캐릭터를 이기는 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요소를 통해 승패를 결정하는 전시 게임을 제공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보스를 이기도록 전시를 설계하였다. 애니메이션 및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논문[15]는 몰입 이론의 여러 요소를 애니메이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였다. 외적, 내적, 그리고 구조적 요소로 분류한 몰입 요인들은 애니메이션 분야에 도입되어 몰입이 일어나는 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를 도출하는 데 이용되었다. 또한, 미적 요소를 강화하고 이벤트를 재구성하여 관객이 이야기에 능동적으로 동화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이는 관객의 집중도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연구는 '토이스토리 3'을 사례로 삼아 몰입의 주요 세 가지 요소인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하였다.


Ⅲ.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의 몰입 요소 분석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구조적 몰입에 필수적이라 주장하였다. 그러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명확한 목표'보다는 '명확한 주제'가 영화의 서사 구조를 분석하는데 더 적합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사람들은 인터랙티브 영화의 스토리텔링에서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적극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몰입의 구조적 3요소를 기반으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연구사례로 분석하고자 한다.

3-1 난의도와 기술 균형

본 연구는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영화 구조에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미로 패턴의 서사 구조가 도입되어, 각 선택 노드가 필연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시청자가 특정 노드의 선택을 마친 후, 결과에 도달하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이전 선택 화면으로 되돌아간다(그림 2). 예를 들어, 주인공의 게임에 투자를 결정하는 게임회사의 사장에 대한 선택에서, 시청자가 수락을 선택하면 게임은 '돈 벌이' 게임으로 전환되며 이는 결국 '게임 오버'로 이어진다. 이렇게 시청자가 진행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다시 선택을 해야 하며, 이는 게임 회사의 사장에게 투자를 거부하게 된다. 그 결과 주인공은 다시 친구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게 되고, 영화는 계속 진행된다. 또한, 남자 주인공과 그의 우상 중 누가 자살을 선택할지에 대한 선택에서, 남자 주인공이 자살을 선택하면 이야기는 즉시 종료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청자는 다시 선택을 하여 주인공의 우상이 자살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야기는 계속되며, 주인공은 자신이 시청자에게 조종당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Fig. 2. 
Labyrinth narrative structure (left), reverting narrative structure (right)

또한, 본 연구에서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게임 영역의 '되돌아옴(fold back)'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이 '되돌아옴' 메커니즘은 다양한 분기된 내용들이 이미 설정된 주요한 플롯으로 회귀하는 구조를 띠게 만들었다. 이 방식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증가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이야기의 발전 가능성을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을 제공하였다. 그림 2의 오른쪽에는 '되돌아옴' 서사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가 A를 선택했을 때, 이야기는 자동으로 이전 노드로 회귀하게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서는 사용자가 선택하지 않은 분기들은 잠재적으로 남아 있으며,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에서 이러한 선택을 강제하는 이유는, 시청자에게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모든 분기 경로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인터랙티브 영화에서 관객들이 경로 선택의 난이도를 인식하는 방식이 관객들의 몰입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선택의 복잡성이 관객들의 참여와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인터랙티브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표 1에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에서 일부 시청자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과 그에 따른 선택지가 정리되어 있다. 이 정리에서는 돌아가서 재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주요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 영화의 엔딩은 배제하였다. 간단한 선택 상황으로는 "아침 메뉴 선택"에서의 "슈가퍼프"와 "프로스티" 같은 경우와 같이, 복잡한 선택 상황으로는 "금고의 비밀번호 선택"에서의 "PAX, TOY", "TOY, PAC", "JFD, PAC"와 같은 경우가 포함되어 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개봉 초기부터 관객에게 '어떤 아침 식사을 선택할 것인가'와 같은 가벼운 결정부터 시작하여, '약을 복용할 것인가', '아버지를 살해할 것인가'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주요 결정이 이루어지면, 영화를 종료할지 아니면 기존 선택으로 돌아갈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비디오 텍스트를 통해 관객에게 선택을 요구하며,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며, 관객은 선택을 통해 이 질문에 응답하게 된다. 몰입채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선택의 난이도와 결과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가벼운 선택지는 초기의 접근성을 높이고, 관객이 복잡한 인터랙티브 구조에 익숙해지게 하며, 그 반대로 더 무거운 선택지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흥미를 유지하고, 관객의 의사결정에 대한 무게감을 증가시키는데 이바지한다. 이런 다양한 선택지는 관객이 스토리에 대한 개인적인 투자와 연결성을 느끼게 하여,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이 방식으로, <블랙미러:밴더스내치>는 영화의 진행과정에서 관객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대화를 유도하며, 그 선택의 결과에 혼란스럽게 반응하는 배우의 연기나 효과음을 통해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또한, 선택에 따라 바뀌는 배경 음악은 흥미를 유발하며, 아버지를 살해하거나 시신을 해치는 등의 강렬한 선택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Table 1. 
<Black Mirror: Bandersnatch> choices 
Item Issue situation Option A Option B
1 Breakfast selection* Sugar Puff Frosty
2 Which music to choose on the bus* Thompson Twins Now 2.
3 Choosing to join a game company Accept Reject
4 Should I discuss my mother's death?* Accept Reject
5 Stephan's choice when going to the hospital Meets Dr. Haynes Follows Colin
6 Choosing an action after consulting with Dr. Haynes* Nail biting Touches the earlobe
7 Should I take the medicine? Accept Reject
8 What should I watch? Family photo Adventure development book
9 Who will jump from the building balcony? Stephan Colin
10 Select the symbol displayed on the monitor NETFLIX (Control symbol)
11 Choose the safe password TOY PAC
12 What is NETFLIX?* Continues to speak Explains
13 Explain more in detail about NETFLIX* Explains further Stops the conversation
14 Choosing an action after consulting with Dr. Haynes Jumps out the window Fights
15 Choosing an action after attacking Dad* Strikes down at Dad's neck Kicks in the groin
16 Choosing an action after killing Dad Buries the body Dismembers the body
17 Taking the train with Mom Accept Reject
18 Choosing whether game development can be completed by today Possible Impossible
19 Dr. Haynes' phone number* 20541 Wrong number
20 Choosing an action after the computer breaks down Spills tea on the computer Yells at Dad
Note: * The choices are simple and do not affect the progression of the story.

3-2 단기적인 명확한 주제

인터랙티브 영화에서 핵심 요소는 사용자가 실재감 있는 캐릭터 설정을 통해 직접적인 체험을 느끼고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 영화와는 달리,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단기 주제가 중심이 되어 영화가 진행되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용자는 처음에는 불안하고 생소한 세계를 이해하고 재구성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기존의 선형적인 서사가 예측 가능한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을 통해 관객에게 안정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반면, 인터랙티브 서사는 비선형적인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제시된 세계관을 수용하게 되며, 선택지를 통해 전개되는 동질적이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비선형적 구조 속에서 생성된 선택지는 이야기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게 되므로, 사용자는 선택 과정에서 추리나 예측을 하게 된다. 이렇게 분석하면, '명확한 주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인터랙티브 영화는 각각의 선택을 통해 다양한 단기 주제를 설정하게 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는 사용자가 영화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조작하고 관여하는 방식으로, 개별적인 주제 달성을 통한 성취감과, 이를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이야기의 창조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경험은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며, 영화의 흥미로움을 더욱 향상시킨다.

표 2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의 주요 결말과 각각의 단기 주제를 정리한 것이다. 모든 결말은 주인공 스테판의 죽음, 정신병원 입원, 감옥행, 저평가된 게임 평가 등으로 비극적으로 마무리된다. 단기 주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공간 왜곡, 게임 창조의 매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결말과 주제는 모두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결말까지의 시간도 다르게 표현된다. 영화에서 콜린은 스테판에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른 세계와 연결된 평행 세계'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시간을 넘나들고 재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한다. 또한, '자신의 방식대로 움직여라'라고 말하며 스테판에게 스스로 자아를 찾도록 조언한다. 반면에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콜린은 방해가 되는 존재로 보인다. 이는 스테판에게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암시하고, '그런 선택을 하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라는 말로 시청자의 선택 권한에 계속 개입하기 때문이다. 콜린은 마치 시청자가 자신의 세계를 조작하는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듯한 말을 하며, 환각제를 섭취한 후에는 '우리는 결국 조종당하며, 선택은 그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다중 세계의 가능성과 각 세계 간의 연결성을 시각화'한다. 이와 같이 콜린은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를 모두 인식하는 매개체로서 도우미와 방해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시청자에게 시공간 왜곡을 경험하게 한다. 이은 시청자에게 이야기를 재편집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비선형적 구조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공간 왜곡"이라는 단기 주제를 경험시키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Table 2. 
Summary of the main ending and short-term themes of <Black Mirror: Bandersnatch> 
Main ending Short-term topic
Stephen's death - Follows Colin, uses drugs, and jumps off the balcony.B
- Unable to overcome trauma during the counseling process and eventually faces death.A
Goes to prison - Confused by the fact that Stefan is being controlled by an organization called Netflix, he kills his father.B
- Kills Colin, who came to find him, and the company representative who pressured the game completion deadline.B
Admitted to a mental hospital - Realizing that the person he believed to be his father was actually a doctor, and he was the subject of that doctor's experiment.B
- Guilt over the fact that his mother died in a train accident because of him in the past.A
- Realizes that all the situations he experienced were actually part of a movie shoot.B
Bandersnatch game review - The game ratings based on the specific endings 2 to 4 are divided into 0, 2.5, 3, and 5 points respectively.C
Remake - In 2018, Colin's daughter remakes the 'Bandersnatch' game.C
Notes : A Longing for the mother, B Spatial distortion between the virtual and real worlds, C The allure of game creation.

“스테판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영화의 단기 주제 중 하나이며, 이는 작품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된다. 영화에서 스테판의 어머니는 이미 사망한 상태로, 그의 어린 시절의 회상에서만 등장한다. 스테판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의 선택, 행동, 감정 모두에 영향을 주며, 이는 특히 어머니가 남겨준 토끼 인형을 통해 더욱 부각된다. 토끼 인형은 스테판의 어린 시절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하며, 이는 스테판이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토끼 인형을 찾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첫째, '토끼 인형' 찾는 장면에서 스테판이 자신의 어린 시절로 회귀하여 어머니가 버린 토끼 인형을 찾는 모습을 나타났다. 스테판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느끼며, 이 감정은 시청자에게도 전달되고, 스테판의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가 그녀를 잃은 후 겪는 슬픔과 그리움을 보여준다. 둘째, 스테판은 어머니가 사망한 사고를 회상하여 그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죄책감과 결합되어 스테판이 그녀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더욱 강화된다. 스테판은 자신이 토끼 인형을 찾느라 늦게 만든 것이 어머니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셋째, 스테판이 치료사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의 정신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스테판은 치료사에게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을 고백하며, 이로 인해 그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처럼, 스테판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의 캐릭터 개발, 행동 동기, 그리고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에서 "게임 창조의 매력"은 스테판의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과 집중,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창조적인 고민과 해결 과정을 통해 드러낸다. 스테판이 처음으로 "밴더스내치" 게임 개발을 시작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시각화된다. 그는 자신의 창조력을 통해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한 선택지로 변환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이 과정에서 창조의 매력을 체험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시청자들은 '게임 창조의 매력' 주제에서 터커소프트와의 협업을 선택하면, 스토리는 스테판이 개발한 '밴더스내치' 게임이 최악의 평가(0점)를 받는 결말로 이어지게 된다. 시청자들은 콜린의 '안됐네, 잘못된 길을 선택했어.'라는 대사에 당혹감을 느끼며, 선택을 의심하는 시간도 없이 스토리는 즉시 게임 평가의 결말로 이어진다. 그리고 '되돌아가기'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재선택을 요구하게 된다. 시청자가 '되돌아가기'를 선택하면, 이전에 시청자가 선택했던 상황들을 영상 클립으로 다시 보여주며, 다시 터커소프트와의 협업을 선택하는 상황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은 스테판의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과 그 과정에서 겪는 창조적인 고민, 그리고 성취감을 통해 '게임 창조의 매력'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체험하며 스테판 캐릭터의 이해를 깊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3-3 즉각적 피드백

일반 영화의 스토리는 감독이 편집한 영상의 순서에 따라 발전되며, 이는 관객이 스토리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관객은 정해진 결말의 영화를 보는 '수동적인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영화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인터랙티브 영화의 스토리는 관객이 직접 선택하여 만들어가는 관객 참여 중심의 구조이므로,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영화의 진행과정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화면(스크린, 모니터 등)에 표시되며, 이는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인터랙티브 영화는 관객의 참여(선택)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관객들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림 3은 관객이 인터랙티브 과정 중 캡처한 부분을 보여준다. <밴더스내치>는 분명 관객에게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제공하지만, 모든 선택이 스토리의 흐름에 큰 변화를 시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선택은 이야기의 발전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를 죽일 것인지'나 '물어볼 것인지'를 선택 중 '아버지를 죽인다' 선택하면 스토리는 선택에 따라 즉시 피드백을 제공하고, 그 이후로 '아버지를 죽이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택은 스토리의 진행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와 아버지와 싸우는 <밴더스내치>의 중요한 장면 중 하나에서, 무슨 선택을 하든 결과는 결국 주인공이 아버지에 의해 병원에서 끌려나가는 것이다. 관객이 어떻게 싸울 것인지 선택하든, 결과는 동일하게 아버지에게 끌려나가면서 큰 소리로 외친다: "이제 됐어? 미래에서 온 친구여." 이런 식으로 결과가 고정되어 있다.


Fig. 3. 
Labyrinth narrative structure (left), reverting narrative structure (right)

실질적으로, 만약 영화가 모든 선택지에서 결정적인 스토리 변화를 제공한다면, 그러한 결과를 설정하는 것은 편집 과정에서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바라본다면, <밴더스내치>에서의 결정 권한이 마치 관객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관객은 제작자가 설정한 결과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된다. 주요한 서사적 단서와 스토리 구조는 여전히 영화 편집자의 제어하에 있다. 이것은 마치 <밴더스내치>의 스테판이 말한 "당신들(게임 플레이어)은 자유의식의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결과는 나 스테판이 결정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밴더스내치>는 완전한 관객의 자유와 제작 의도의 모순 속에서 제작자에게 절대적인 제어 권한을 부여하였다. 관객은 단지 제작자가 설정한 선택지 중에서 선택할 뿐이다. 그리고 관객의 선택이 영화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제작자가 어떻게 선택지를 설정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여전히 대부분의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관객에게 제공할 수 있지만, 진정한 창작적 자유의 '피드백'은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몰입의 구조적 3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연구 케이스로 분석하였다.

난이도와 기술의 균형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첫째, 영화 구조에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미로 패턴의 서사 구조가 도입되어, 각 선택 노드가 필연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시청자가 특정 노드의 선택을 마친 후, 결과에 도달하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이전 선택 화면으로 되돌아간다. 둘째,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게임 영역의 '되돌아옴(fold back)' 메커니즘을 이용하였다. 이 '되돌아옴' 메커니즘은 다양한 분기된 내용들이 이미 설정된 주요한 플롯으로 회귀하는 구조를 띠게 만들었다. 이 방식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증가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이야기의 발전 가능성을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을 제공하였다. 셋째, 인터랙티브 영화에서 관객들이 경로 선택의 난이도를 인식하는 방식이 관객들의 몰입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선택의 복잡성이 관객들의 참여와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인터랙티브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기적 명확한 주제의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터랙티브 영화는 각각의 선택을 통해 다양한 단기 주제를 설정하게 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는 사용자가 영화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조작하고 관여하는 방식으로, 개별적인 주제 달성을 통한 성취감과, 이를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이야기의 창조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경험은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며, 영화의 흥미로움을 더욱 향상시킨다. 본 연구는 영화 속에서 나타난 단기주제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공간 왜곡', '게임 창조의 매력' 으로 요약하였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용자는 처음에는 불안하고 생소한 세계를 이해하고 재구성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즉각적 피드백의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터랙티브 영화의 스토리는 관객이 직접 선택하여 만들어가는 관객 참여 중심의 구조이므로,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영화의 진행과정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화면(스크린, 모니터 등)에 표시되며, 이는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런 방식으로 바라본다면, <밴더스내치>에서의 결정 권한이 마치 관객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관객은 제작자가 설정한 결과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된다. 주요한 서사적 단서와 스토리 구조는 여전히 영화 편집자의 제어하에 있다. 이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대부분의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관객에게 제공할 수 있지만, 진정한 창작적 자유의 '피드백'은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난이도는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용자는 간단한 선택에서 복잡한 선택까지 다양한 수준의 난이도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인터랙티브 영화 제작자는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고려하고, 이에 따른 눈에 띄는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은 사용자가 실패에도 도전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심리적인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인터랙티브 영화에서 사용자의 선택이 명확한 결과를 가져오고, 그 결과가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화 제작자는 사용자의 선택이 각자의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들이 큰 이야기로 통합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는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며, 그들의 선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랙티브 영화의 제작자들은 '되돌아옴' 메커니즘을 복잡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필수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 다양한 분기를 포함하는 스토리에서는 주요 플롯으로의 회귀 메커니즘을 통해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결말을 탐색하면서도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몰입 이론을 적용하여 인터랙티브 영화인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사례로 택하여 깊이 있는 분석을 수행하였다. 인터랙티브 영화 분야의 기초자료로서, 인터랙티브 영화가 관객의 몰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초기 이해를 제공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한 가지 사례에 국한되어 있으므로, 향후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인터랙티브 영화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인터랙티브 영화의 몰입 이론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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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추경요(Jing-Yao Zou)

2019년 7월:중국 전매대학교 영화학 (M.A)

2020년 3월~현 재: 세종대학교 공연·영상·애니메이션학과 애니메이션 전공 박사과정

※관심분야:영화 연출 및 제작기술

김세훈(Sae-Hoon Kim)

1995년 12월:UCLA 대학원 Film & TV과 (M.F.A)

2007년 2월: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 (Ph.D)

2009년~2012년: (사)한국애니메이션학회 회장

2013년~2015년: (사)한국영상제작기술학회 회장

1999년 9월~현 재: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2021년 8월~현 재: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원장

※관심분야:애니메이션 콘텐츠, 영화 연출 및 제작기술, 3D 콘텐츠, 스토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