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15(1); 2013 > Articl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의 성과바탕교육과정 개발실례 및 결과 소개

Abstract

This paper focuses on the outcome-based curriculum of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to describe our curriculum development process and results. Starting in 2006, we have revised the curriculum based on the com-petency-based clinical presentation curriculum. We stated clearly the learning outcomes from the social needs and educational goal of our university. We defined 8 exit outcomes and specified phase outcomes, course outcomes, lesson outcomes, and outcome objectives. By 2012, we identified 128 clinical presentations and 149 ba-sic scientific concepts. Various evaluation and assessment methods and teaching-learning strategies were as-signed to each outcome. Problem-based learning, standardized patient practice, and learning portfolios are the main strategies of our curriculum. We have performed a progress test to assess the level of achievement of students' outcomes. We have also collected feedback from students and faculty members about the curriculum, including every lesson, course, and the overall curriculum. To maintain this change of the curriculum, we reor-ganized the curriculum committee, educational faculty and teams, and administrative support system. To fine tune this curriculum, we have held three 3-day workshops on curriculum development and weekly meetings. We believe this is just the beginning of developing the curriculum of Inje University. Further upgrades will be necessary to continue to improve medical education.

서  론

좋은 의사란 중요한 핵심지식을 잘 알고 활용할 수 있으며,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바람직한 직업전문적 태도를 갖춘 의사라고 할 수 있다. 의과대학이 좋은 의사를 양성하려면 기본의학교육과정을 통해 이러한 역량들을 갖춘 의사, 즉 ‘아는 것’을 넘어 ‘실제로 할 줄 아는 의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Frank et al. (2010)은 역량중심교육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본의학교육과정이 모든 졸업생들이 필수영역 모두에서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보장하고, 학습자가 획득해야 할 능력에 대해 강조하며, 학습자가 학습에 투자한 시간보다 실제 달성한 학습결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학습자의 참여를 촉진하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의 교육목적은 “본 대학의 건학이념을 토대로 일차 보건의료업무의 수행능력을 갖춘 의사를 배출함에 있으며, 나아가 졸업 후에 임상의, 의학교육자, 의학연구자 또는 보건의료행정가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지속적으로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2002년에는 장기계통별 통합과정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행동용어중심으로 구체적 학습목표를 다듬는 노력을 하여왔다. 교육내용을 장기계통별로 통합하였지만, 이것이 환자와 사회에게 필요한 역량에 기반을 둔 것인지에 대해서는 2002년 교육과정 개편에서는 검토하지 못하였다. 또한 장기계통교육과정은 환자가 의사에게 찾아오게 되는 이유인 증상이나 징후를 장기계통 내에서만 교수학습하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우리 대학은 그 사명을 ‘우리 사회와 국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건강요구(social health need)에 부합하는 좋은 의사양성’으로 재정립하면서, 2006년부터 기존의 통합교육과정을 역량중심, 환자의 증상이나 징후인 임상표현(clinical presentation)을 바탕으로 개편하기로 방향을 정하였다. 저자들은 장기계통통합과정에서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임상표현교육과정을 개발한 결과를 기술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방법과 교육방법 등에 대해 그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졸업역량  개발

인제대학교는 창립정신인 인술제세, 인덕제세를 기초로 하여 ‘자연보호, 생명존중, 인간사항’을 교육이념으로 하고 있다. 교훈인 ‘정직, 성실, 근면’의 실천을 통하여 ‘도덕적 인간, 협동적 인간, 실천적 인간’의 완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의과대학은 학교의 교육이념과 교훈, 교육목표, 그리고 의과대학의 사명과 교육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첫째, 의학의 제반문제를 바르게 파악하여 스스로가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본지식과 기능을 습득한다, 둘째, 환자에 대한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윤리감을 배양한다, 셋째, 생애에 걸쳐 학습과 연구를 계속하기 위하여 스스로 평가하고 개발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넷째, 사회활동에 있어 협동하며 공공의 이해를 우선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른다 등이다.
2006년 교육과정위원회는 2002년부터 개편해온 통합교육과정을 과정별로 검토하면서 졸업역량(exit outcomes)을 제정하는 준비단계를 거쳤다. 교육과정과 관련된 국내외 참고문헌을 분석하였으며, 동문 졸업생, 학부모 그리고 부산지역 의료인을 대상으로 교육요구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전체 교수개발세미나에서 ‘학습하며 깨달은 지식을 실제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 태도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개발할 것을 향후 교육과정의 비전으로 공유하였다. 의학교육실에서 교육과정위원회의 압력 없이 독립적으로 내부 교육과정평가를 실시하였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집단에 의뢰하여 기존의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독립적으로 실시하였다. 교육과정위원회는 내 · 외부 교육과정평가결과를 검토하고 분석하여, 학교의 창립정신, 교훈, 교육목표, 의과대학의 교육목적과 목표, 그리고 사회적 요구 등을 바탕으로 우리가 양성하고자 하는 졸업역량들을 추출하였다. 추출한 졸업역량들은 대학구성원, 졸업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그 적절성을 조사하였다.
적절성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의 졸업역량은 2008년 최종적으로 8개로, 진료능력, 임상진료에서 과학적 지식활용, 비판적 사고 및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과학적 방법의 이해와 활용, 자기주도적 평생학습 및 성찰, 전문직업적 태도, 리더십 등으로 정하였다(Supplement 1). 전문직업적 태도에는 환자를 인간적이고 이타적이며 성실하게 대하는 마음가짐, 윤리관, 전문가로서 바람직한 가치관과 태도, 환자의사관계에서의 신뢰감 등이 해당한다. 자기주도적 평생학습 및 성찰에는 자기계발, 생애학습습관과 능력 등이 해당한다. 리더십에는 의료조직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하는 능력, 지역사회의 중요한 보건의료문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 공공보건증진 분야에서 지도자적 능력 등이 해당한다.

시기  학습성과  개발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시기를 크게 셋으로 나누었다(Figure 1). 시기 1은 기초의학 통합교육시기이며, 몸의 정상구조와 기능, 인체반응과 병태생리 등을 주로 다룬다. 시기 2는 장기계통별 통합교육시기이며,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장기계통별로 통합하여 13개 과정으로 나누었다. 시기 3은 임상실습시기이다. 시기 학습성과(phase outcomes)는 졸업역량 개발과 함께 2008년까지 개발을 완료하였다.
Figure 1.
Curriculum of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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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기 1 학습성과

기초의학 통합교육시기를 통해 학생들은 생명현상에 관한 기본원리를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 기능과 기술 및 태도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6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시기 학습성과를 선정하였다. 첫째, 인체의 정상구조와 기능, 항상성, 삶 주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흔한 증상, 징후 및 질병의 원인과 발생기전을 이해하고 인체반응과 병태생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질병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행동인자, 사회적 요인, 사회문화적 배경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기초의학실습을 통해 객관성 있는 연구결과를 얻고자 하는 자세와 연구결과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초의학지식을 적절히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의학연구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과 태도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이다.

2. 시기 2 학습성과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수평-수직통합하여 장기계통별로 교육하는 시기 2를 통하여서는 학생들이 인체를 통합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진단하며 전인적인 치료와 더불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 기능과 기술 및 태도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12개 항목으로 시기성과를 선정하였다. 첫째, 우리나라에서 흔한 질병의 원인과 발생기전의 지식을 활용하여 일반적인 진단 및 치료원칙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기초의학지식을 적용하여 임상문제를 이해하고 진단과 치료과정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환자의 필요한 정보를 연관시키며 진단가설을 세울 수 있다, 넷째, 의료현장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질병예방대책과 건강증진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여섯째, 진단과 치료를 위하여 환자를 면담하고, 정신상태를 포함한 신체 모든 기관을 진찰하는 기본 술기를 실습을 통하여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일곱째, 자기주도적 평생학습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여덟째, 효과적인 진료를 위한 의사소통기술을 경험하여야 한다, 아홉째, 정보화 사회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열째, 의료에 영향을 주는 보험제도, 병원관리 등 관련 지식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열한째, 건강에 영향을 주는 비생물학적 결정요인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열두째, 의료윤리와 법률에 대한 지식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이다.

3. 시기 3 학습성과

임상실습시기인 시기 3을 통해 학생들은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임상표현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능과 기술, 태도 그리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10가지 항목을 선정하였다. 첫째, 여러 임상상황에서 접하는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게 대화할 수 있다, 둘째, 진료팀의 일원으로 동료와 협동하며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 셋째,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임상표현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적합한 진단 또는 평가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넷째,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임상표현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원칙적 수준의 치료 또는 관리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다섯째,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질환으로 처음 진단받는 사람에 대하여 문진과 신체진찰을 시행하고, 원칙적 수준의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여섯째, 지역사회에서 흔한 질환에 대하여 근거바탕의학에 입각하여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일곱째, 환자진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하여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여덟째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한 임상표현 및 질병을 초래하는 원인과 병태생리를 이해하여, 해당 질환 환자의 임상양상을 해석할 수 있다, 아홉째, 기초의학지식을 적용하여 임상문제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 열째,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질환의 효과적인 질병예방방법, 선별검사, 예방접종, 건강상담, 조기발견, 환자교육 등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 등이다.

과정  및  단원  학습성과와  학습성과목표  개발

2012년 현재, 시기 1의 경우, 기초의학-기초의학 통합과정으로, 의학입문 I, II, 세포구조와 기능, 움직임의 구조와 기능, 뇌구조와 기능, 인체반응과 병태생리 등이 개설되어있다. 시기 2의 경우, 기초의학-임상의학 통합과정으로 성장과 노화, 감염, 혈액과 종양, 소화기, 심장순환기, 호흡기,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신장과 요로계, 내분비 · 영양, 생식, 근골격계, 신경계, 행동과 정신건강, 피부감각기 등이 개설되어 있다. 또한 임상표현과 병태생리과정을 시기 2의 초기에 두면서 임상표현에 대한 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시기 3에서 핵심 및 필수 임상실습과정으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호스피스, 지역사회의학 등을 하고 있다.

1. 과정 학습성과(Course Outcomes)

선정된 졸업역량과 시기성과에 따라, 각 과정은 과정 학습성과를 수립하게 된다. 학생들이 내분비 영양과정을 마칠 때 할 수 있어야 하는 성과를 예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체 내분비계의 정상구조와 기능, 정상적인 영양상태를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내분비대사질환 또는 영양상태 이상을 초래하는 원인과 병태생리를 이해하여, 해당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의 임상양상을 해석할 수 있다, 셋째, 내분비대사질환 또는 영양상태 이상을 의심하는 사람에 대하여 적합한 진단 또는 평가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넷째, 내분비대사질환 또는 영양상태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 원칙적 수준의 치료 또는 관리계획을 적합하게 수립할 수 있다, 다섯째, 내분비대사질환 중 매우 흔한 질환인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는 사람에 대해 병력청취와 신체진찰을 적합하게 시행하여 원칙적 수준의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생존수기(survival skill)교육을 할 수 있다, 여섯째, 지역사회에서 흔한 내분비대사질환에 대해 근거바탕의학을 이용하여 적합한 진단 및 치료계획을 자기주도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등이다.

2. 단원 학습성과(Lesson Outcomes)

‘당뇨병의 치료’ 단원의 성과를 예로 들면 ‘당뇨병 치료의 목표와 원칙을 학습하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병형과 병태생리를 고려하여 적합한 관리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이다. 이 성과에 대한 학습성과목표(outcome objectives)를 수립해보면 다음 예와 같다. 첫째, 당뇨병치료의 목표를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식사요법을 처방할 수 있다, 셋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운동요법을 처방할 수 있다, 넷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경구혈당강하제 계열을 선택할 수 있다, 다섯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인슐린제제 및 투여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여섯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추적검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일곱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당뇨병 교육의 중요성/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여덟째,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아홉째,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등이다.

임상표현과  성과수준(Level  of  Outcome)  개발

인지과학 관점에서 살펴볼 때, 진단은 일반적인 문제해결과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임상표현별로 특이한 지식과 분류체계에 따라 이루어진다(Papa & Harasym, 1999). 따라서 기본의학교육과정에서는 환자가 의사에게 찾아오는 임상표현 또는 임상문제에 따라 학습성과목표를 선정하고 교육하는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Newble et al., 2005). Calgary 의대는 1991년 120개의 임상표현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학습성과목표를 개발하여 기본의학교육과정을 개선한 바 있다(Mandin et al., 1995). 이 대학에서는 전문가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조직화된 지식개념 틀을 임상표현별로 정리하였으며 임상표현과 임상표현 특이적 스키마를 통합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Rhee & Park, 2012).
졸업할 때까지 도달하여야 하는 수준 또한 정하여야 한다. 수준을 어떻게 정할 지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제안하고 있다. Dreyfus & Dreyfus (1980)는 학생이 정상적으로 초보(novice), 진보된 초보(advanced beginner), 유능(competent), 숙달(proficient), 전문(ex-pert) 등 다섯 개의 발달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하였다. Miller (1990)은 앎(knows), 어떻게 하는지 앎(know how), 어떻게 하는지 보여줌(shows how), 수행함(does) 등의 네 단계로 설명하였다. Harden et al. (1999)은 실제적인 술기수행에 있어 절차인식, 절차 이론적 이해, 관찰, 부분수행, 감독하 수행, 독립수행의 단계로 나누었다. Smith & Dollase (1999)는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1. 임상표현과 스키마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임상표현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후, 우선 시기 3, 핵심 임상실습과정에서부터 임상표현교육과정을 도입하여보았다. 임상표현은 일차 진료수준에서 흔히 만나는 증상과 징후, 적시 적절한 개입을 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원인, 드물지만 중요한 개념과 원리를 학습할 수 있는 상황 중에서 선택하였다. 2012년 현재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6개 핵심 임상실습과정에서 총 75개의 임상표현을 선정한 상태이다(Roh et al., 2012).
2009년부터는 시기 2에서도 임상표현교육과정을 일부 과정에서부터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도입한 과정은 임상표현 중 몇 개를 선정하여 시범적으로 시행하면서 매년 점진적으로 확대하였다. 현재 임상표현은 컨센서스를 모으면서 계속 다듬어가고 있는 상태이다. 2012년 현재 12개의 통합과정에서 128개의 임상표현이 선정된 상태이다(Table 1). 임상표현 각각에 대해 주요 기전과 병태생리 등 중요한 기초의학적 개념을 추출하는 작업 중이며, 필수환자군도 함께 선정하고 있다. 2012년 현재 총 149개의 기초의학적 주요개념을 추출하였으며, 필수환자군으로 442개를 선정하였다.
Table 1.
Clinical presentations of organ system curriculum (phase 2)
Organ system Clinical presentations Scientific concepts Diseases
Growth and aging 12 12 50
Hematooncology 11 8 10
Digestive 7 7 30
Cardiovascular 11 13 36
Pulmonary 8 10 44
Renal· urinary 13 17 31
Endocrine· nutrition 10 13 23
Reproduction 18 25 67
Musculoskeletal 4 5 27
Nervous 11 12 41
Skin· sensory 16 17 55
Behavioural and mental health 7 10 28
Total 128 149 442
임상표현별로 특이적인 스키마는 통합과정에서부터 학생과 교수가 함께 만들어보도록 하고 있으며, 다양한 병태생리기전과 다교과적 통합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부종에서 구성해본 스키마 예는 Figure 2와 같다.
Figure 2.
Schema of ‘generalized ed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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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과수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의 성과수준은 Dreyfus & Dreyfus (1980)의 단계를 따르되, 용어는 이해하기 쉽게 조정하였다. 수준 1은 이해/관찰, 수준 2는 모방, 수준 3은 적합, 수준 4는 숙련, 수준 5는 전문가로 하였다. 시기 2가 종료하는 시점에 수준 3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시기 3을 마칠 시점에 수준 4까지, 심폐소생술 등 환자생명과 직결되는 일부 술기에서는 수준 5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하였다.

평가와  교수학습전략  개발

성과에 도달하였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성과를 평가하기에 적합한 평가방법을 도입하여야 한다(Smith et al., 2003). 즉, 그동안 주로 사용하여왔던 선다형 필기시험 외에 논술시험, 관찰평가, 진료수행평가, 360˚ 평가,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수행평가방법을 도입하여야 한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선다형 필기시험과 진료수행평가 이외에도 과정별로 다양한 평가방법을 성과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졸업역량 중 ‘과학적 방법의 이해’와 ‘임상진료에서 과학적 지식활용’, ‘문제해결능력과 비판적 사고 ‘역량과 관련된 성과를 평가하는 데는 선다형 필기시험, 퀴즈, 변형논술시험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진료능력’과 ‘의사소통능력’과 관련된 성과를 평가하는 데는 진료수행평가와 객관구조화진료시험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자기주도적 평생학습’, ‘전문직업적 태도’, ‘리더십’을 평가하기 위해 문제바탕학습에서는 튜터 관찰평가와 동료평가를, 의료인문과정과 임상실습과정에서는 학습 포트폴리오 평가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시기 2에서 성과를 달성하도록 하기 위해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강의는 축소하면서 증례토의와 문제바탕학습, 협력학습, 자율학습전략을 권장하고 있다. 문제바탕학습으로 달성이 어려운 역량인 진료능력과 의사소통능력 일부는 술기실습과 표준화 환자실습을 통해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시기 3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사용한 피드백을 교수학습전략으로 권장하고 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성과가 그 수준에 도달하였는지 평가하기 위해 시기2와 3에서 각각 향상도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시기 2에서는 선다형 문항의 기본의학종합평가를 의학과 1학년 말, 2학년 말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이 평가의 목적은 기초의학 필수지식영역에서 성과가 어느 정도 도달하였는지 그 향상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시기 3에서는 의학과 3학년에서 임상실습 12주, 24주, 36주째 핵심 임상의학종합평가를 선다형 문항으로 시행하여 핵심 임상실습 과정에서 성취한 성과가 어느 수준인지 평가하고 있으며, 의학과 4학년 2학기에 최종적으로 임상의학 종합평가를 4회에 걸쳐 시행하여 지식과 기능영역을 평가하고 있다. 진료능력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의학과 3, 4학년에서 진료수행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학년 초와 1학기말 의학과 3, 4학년이 동시에 평가를 하여 그 향상도를 비교하고 있다.

교육과정  운영과  개선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운영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육과정 관리체제를 강화하였다. 우선, 교육과정 운영체제를 기존의 교실별 주임교수중심에서 과정별 책임교수중심으로 전환하였다. 통합과정별로 책임교수와 부책임교수를 임명하였으며, 임상실습의 경우에도 실습과별로 실습책임교수와 담당교수를 임명하였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5개 병원으로 이루어진 바, 효과적인 교육수행을 위해 병원별 임상교육연구부학장체제를 신설하였다.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강조되는 문제바탕학습과 술기실습, 표준화 환자실습 등을 위해 문제바탕학습위원회와 진료역량개발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이들이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의학교육실과 의학교육정보지원실의 기능을 강화하였다.
학습성과를 개발하고 대학 전체가 함께 공유하기 위해 통합과정, 임상실습, 문제바탕학습별로 매년 2-3일간의 워크숍을 각각 시행하고 있으며, 매달 1회 이상의 회의와 세미나, 워크숍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전반과 각 과정에 대한 평가가 피드백되어야 한다. 이에 의학교육실에서는 모든 과정과 수업에 대해 학생 설문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피드백하는 회의를 매달 개최하고 있다.
과정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평가와 종합평가 등은 고전반응이론과 문항반응이론에 따라 문항분석을 하고 있으며, 과정 책임교수와 부책임교수에게 피드백하고 있다. 또한 문항개발워크숍을 매년 3회 시행하여 교수들의 문항개발능력을 향상시키고, 종합평가에 사용하는 문항을 개발하고 있다.

결  론

의사의 역량이란 환자와 사회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 매일의 진료에서 의사소통, 의학지식, 기술술기, 임상추론, 감정, 가치, 성찰 등을 습관적으로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다(Epstein & Hundert, 2002). 좋은 의사는 환자를 보살피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최신 지견과 기술을 익히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환자는 물론 동료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낼 수 있고, 정직하고 신뢰를 받아야 하며 성실하게 행동하여야 한다(General Medical Council Education Committee, 2009). 이러한 역량을 달성하도록 하기 위해 의과대학은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그 사회적 책무를 다하여야 한다(Carraccio et al., 2002).
Harden (2007)은 성과바탕교육과정이 잘 집행되고 있는지 학교의 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학습성과 명시, 교수-학생과의 의사소통, 교육전략, 학습기회, 과정내용, 학생발전, 평가, 교육환경, 학생선발 등 9가지 영역에서 평가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들은 성과바탕교육과정의 정도를 이에 대입하여 볼 때,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학습성과를 명시하는 첫 번째 항목의 경우 5점 만점에 4점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나머지 항목에서는 2-3점 수준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장기계통중심통합과정에서 임상표현중심교육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는 단계이다. 2012년 현재, 성장과 노화, 감염, 그리고 질병예방과 건강증진과정에서는 임상표현을 아직 도입하고 있지 못하다. 과정별로 임상표현이 도입되는 진행 정도와 발맞추어 장기계통 통합을 확대하여 임상표현별로 개편하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시기 1을 비롯하여 통합과정에서 기초의학수업의 경우 임상표현교육과정과 어떻게 접목할지도 앞으로 우리가 연구해야 할 것들 중 하나이다. 임상표현이 정리되면 시기 1, 2, 3에 따라 다른 수준별 학습성과가 명시되어야 하며, 지식 영역뿐 아니라, 술기와 태도영역의 학습성과와도 정교하게 맞물려 정리되어야 한다. 통합과정에서 임상표현중심수업과 실습을 확대해가면서 교수개발, 학생개발을 함께 동반하여야 한다. 특히 스키마에 대한 이해가 교수-학생 모두에게 필수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성과바탕교육과정으로 바뀐다는 것은 학생선발에서부터 졸업까지 성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현재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1, 2학년 따로, 3학년 따로, 4학년 따로 학생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으며, 지식영역에 치중하고 있다. 교육과정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 학년에서 향상도 평가를 일정 간격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Van der Vleuten et al., 1996). Ricketts et al. (2010)은 1년에 3회, 1회에 160문항을 사용하여 상대평가하며, 학습성과에 대한 되먹임과 학습부진 학생관리가 중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지식뿐 아니라 술기와 태도영역에서도 학생들의 성과를 확인하여 향상되었는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술기영역으로는 객관구조화 진료시험이나 진료수행평가 등을 통해 그 향상도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태도영역으로 향상도를 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포트폴리오 평가이다(Kim, 2003). 향후 본격적인 연구와 도입이 필요하다.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임상표현을 바탕으로 한 역량중심교육과정으로 변화하는 데는 교육지도자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장단과 교육 관련 교수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이끌어갔던 것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지속되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을 구성하는 교수와 학생, 기타 구성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는 교육지도자의 리더십 노력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또한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은 사회적 요구에서부터 도출한 졸업역량을 최종 성과로 설정하고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 성과에 따라 평가원칙과 방법, 교수학습 환경설계, 교육내용 등을 설계하였으며, 졸업 시 갖추어야 하는 일차 진료수준의 구체적인 직무를 설정하기 위해 임상표현교육과정을 도입하였다.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지원하기 위해 운영체제도 정비하였다. 그러나 성과를 명확하게 명시하고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계획한 대로 시행하여 목적대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정 개선작업은 이제 시작이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it outcome of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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