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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and Kim: 한국에서 뎅기열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사례: 44세 어머니와 15세 아들이 10일 전부터 4박 5일 동안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3일 전 아들이 먼저 그 다음날부터는 어머니에게 발열과 두통이 생겼으며 눈이 아프고 뻑뻑해졌다고 병원에 왔다. 당시 요통이나 관절통은 없었다. 어머니의 체온은 36.7℃였고 얼굴과 양쪽 팔과 다리에 홍반 반점이 나 있었다. 담당의사는 뎅기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병의 경과에 대한 설명을 들은 환자들이 검사(결과가 나중에 나오기 때문에)나 입원을 원하지 않아 의사는 진료를 종결하였다.
뎅기열은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보고되는 해외유입 전염병이다. 뎅기열은 학술문헌에 1995년 처음 보고되었다[1]. 현재까지 국내 발생으로 보고된 사례는 없고 모두 해외에서 유입되었다. 유입 추정 국가는 90% 이상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였다[2].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뎅기열 보고건수는 10배 이상 증가하였는데 2013년에는 256건이 보고되었다(Figure 1)[3]. 임상에서 흔히 혈청검사를 의뢰하는 출혈열신증후군이 2013년 563건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뎅기열 보고건수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통계로는 2013년 내국인 출국자가 1,484만 명이었다[4]. 이 중 약 90%가 아시아를 여행하였으며 그 가운데 적어도 400만 명이 동남아시아를 여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성인 여행자에서 뎅기바이러스 감염은 무증상 감염과 증상 감염이 1:0.8에서 1:3.3의 비율로 보고되었다. 이런 비율까지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실제 뎅기바이러스 감염자는 보고된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뎅기바이러스는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데 25억 명 이상(전세계 인구의 40%)이 노출되어 있으며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풍토병으로 전파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5천만에서 1억 건의 뎅기감염이 매년 발생하고 이로 인해 50만 건의 입원과 22,000건의 사망이 발생한다[5]. 뎅기감염은 드물게 중증이나 치명적인 질환으로 진행(악화)하기도 하는데, 중증질환(뎅기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는 뎅기바이러스 감염의 1% 정도다. 여행자들에게 중증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드물겠으나 해외체류자나 여행자가 많아지면 숫자는 증가할 것이다.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나 흰줄숲모기(A. albopictus)에 전파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모기에 물린 지 3-14일(대개 5-9일)만에 증상이 시작된다. 뎅기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으로부터 뎅기열, 뎅기출혈열,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뎅기쇽증후군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비분류(원인 불명으로 자연호전되는) 발열과 고전적인 뎅기열이 증상 있는 뎅기바이러스 감염의 가장 흔한 임상양상이다[5]. 고전적 뎅기열은 갑작스럽게 발열과 이마 두통, 안구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구역, 구토, 림프절병증, 백혈구 감소 등이 나타나며 증상은 약 1주 동안 지속된다.
뎅기바이러스는 자연계에 4가지 아형이 존재하는데, 1개 아형에 감염되면 거기에 영구적으로 면역이 생기나 다른 아형에는 일시적인 면역이 생긴다[6]. 그러므로 나중에 다른 아형의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한 사람이 뎅기바이러스 감염을 평생 네 번 앓을 수 있다.
뎅기 유행지역에서 발진과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렙토스피라증, 인플루엔자, 엔테로바이러스감염, 풍진, 홍역 등을 감별진단해야 한다. 뎅기 유행지역에서 돌아온 여행자에서는 세균, 원충, 바이러스 등의 감염뿐만 아니라 비감염성 원인도 뎅기열과 감별해야 한다. 출혈경향이 있는 경우에는 바이러스출혈열, 수막알균, 렙토스피라증, 세균감염 등과 감별해야 한다.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라면 말라리아나 장열(enteric fever)도 고려해야 한다[7]. 고전적 뎅기열은 가벼운 경우 임상양상이 특이적이지 않아 미분류 발열 증후군과 구분되지 않는다.
해외여행자는 여행 도중이나 여행 후 수개월까지 여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환에 걸릴 수 있다. 그러므로 여행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열이 있는 경우 여행과 관련된 감염과, 여행과 상관 없는 다양한 발열질환을 감별해야 한다[7]. 뎅기열은 귀국한 해외여행자에게 생기는 발열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뎅기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하는 내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여행자에게 발열이 있는 경우 적절한 검사로 조기에 확진하는 것이 시의적절한 치료와 질병통제, 해외유입 감시 등에 결정적으로 필요하다.
뎅기바이러스 감염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검사실에서 1) 직접 바이러스를 분리하거나, 2) 분자생물학적 방법(reverse transcriptase-polymerase chain reaction)으로 유전자를 증명하거나, 3) 혈청검사로 뎅기특이항체(IgM Ab-capture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를 검출해야 한다. 현재 국내병원에서는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하여 확진검사 결과를 받고 있는데, 의뢰 절차가 다소 번거롭고 결과를 받기까지 약 2주 걸려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제한점이 있다[8].
뎅기바이러스 감염을 신속하게 진단할 목적으로 검사법이 개선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immunochromatographic test)이다[9]. 이 검사법으로 혈액에서 NS1 항원이나 IgM/IgG 뎅기 항체의 존재를 발견하는 진단 키트가 국내에서 개발된 바 있다. 항체가 변화를 확인하지 못하고 민감도와 특이도가 비교적 낮아 확진검사법으로 권장되지는 않으나, 진료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여 10-20분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4년 현재 국내기술로 개발된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 검사 키트는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고 있다. 한편, 2014년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바르토넬라 감염증의 혈청학적 진단 목적으로 Bartonella henselae 항체 면역형광법이 통과될 예정이다. 바르토넬라 감염증은 국내에서 증례보고하는 정도로 드물게 발병하는 질환임에도 진단적 검사가 보험급여에 적용된다는 점은 뎅기열과 매우 대조된다.
감염병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병원체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진단검사 결과를 얻는데 몇 주가 걸린다면 합리적이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뎅기열이 그런 경우다. 2013년 미국감염학회는 항생제 남용과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하여 감염병에 대해 빠르고 효과적인 진단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10].
결론적으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뎅기바이러스 감염이 내국인에게 증가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여 뎅기바이러스 감염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빠르고 간편한 검사법이 진료현장에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Figures and Tables

Figure 1
Numbers of outbound Korean travelers and reported cases of dengue fever in Korea from 2001 to 2013 [34].
jkma-57-624-g001

References

1. Chung MH. Dengue fever. Korean J Med. 2009; 77:16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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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ark JH, Lee DW. Dengue fever in South Korea, 2006-2010. Emerg Infect Dis. 2012; 18:1525–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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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isease Web Statistics System [Internet]. Cheongju: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2014. cited 2014 May 28. Available from: http://is.cdc.go.kr/nstat/index.jsp.
4. Korean Tourism Organization. Information on tourist statistics [Internet]. Seoul: Korean Tourism Organization;2014. cited 2014 May 28. Available from: http://kto.visitkorea.or.kr/kor/notice/data/statis/profit/board/view.kto?id=379522&isNotice=true&instanceId=294&rnum=0.
5. Hynes NA. Dengue: a reemerging concern for travelers. Cleve Clin J Med. 2012; 79:47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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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reedman DO. Infections in returning travelers. In : Mandell GL, Bennett JE, Dolin R, editors. Mandell, Douglas, and Bennett's principles and practice of infectious diseases. 7th ed. Philadelphia: Churchill Livingstone;2010. p. 4019–4028.
8. Jung Y, Lee EJ. Current status of dengue diagnostic laboratory in the Republic of Korea. Public Health Wkly Rep. 2013; 6:761–765.
9. Blacksell SD, Jarman RG, Bailey MS, Tanganuchitcharnchai A, Jenjaroen K, Gibbons RV, Paris DH, Premaratna R, de Silva HJ, Lalloo DG, Day NP. Evaluation of six commercial point-of-care tests for diagnosis of acute dengue infections: the need for combining NS1 antigen and IgM/IgG antibody detection to achieve acceptable levels of accuracy. Clin Vaccine Immunol. 2011; 18:2095–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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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aliendo AM, Gilbert DN, Ginocchio CC, Hanson KE, May L, Quinn TC, Tenover FC, Alland D, Blaschke AJ, Bonomo RA, Carroll KC, Ferraro MJ, Hirschhorn LR, Joseph WP, Karchmer T, MacIntyre AT, Reller LB, Jackson AF.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 Better tests, better care: improved diagnostics for infectious diseases. Clin Infect Dis. 2013; 57:Suppl 3. S139–S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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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S
ORCID iDs

Baek-Nam Kim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1-555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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