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치사율이 높은 암일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암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예후가 극히 불량한 질환이다. 진단된 폐암의 85%는 비소세포폐암이고 30%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차지한다[1]. 선암 등의 비편평상피세포암과 달리 편평상피세포암은 특히 흡연자에서 발병이 높고 상피세포 유전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나 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돌연변이 등의 빈도가 낮아 이들에 대한 분자 표적 치료제 등의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질환이다[2]. 따라서 면역 치료가 나오기 전까지 표준 치료는 고식적인 세포독성 항암 치료가 식약처 승인을 받은 표준 치료로 쓰여져 왔다. 최근 편평상피세포폐암에 대한 치료로 새로운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제 그리고 면역제 등이 나오고 있어 이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화학요법
1978년 cisplatin이 미식약처 공인을 받은 후로 백금제 기반의 복합 화학 치료가 모든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에서 쓰이게 되었다. 당시 폐암의 치료는 단순히 소세포폐암인지 비소세포폐암인지만을 구분하여 치료가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모든 비소세포 폐암끼리는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등 조직을 구분하여 치료제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1990년대에 paclitaxel, docetaxel, gemcitabine, vinorlebine 등 폐암에 대해 2세대 항암제가 다투어 개발되면서 효과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으나 2002년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1594 연구에서 cisplatin과 이들 2세대 약제의 복합 치료는 치료 성적이 모두 같다고 발표되어, 비소세포폐암에서 백금제 항암제와 이들 2세대 항암제의 복합 치료가 표준 치료로 쓰이게 되었다[3]. 이후 발표된 3상 연구에서는 pemetrexed와 gemcitabine을 각각 cisplatin과 복합 치료하였을 때 전체 폐암에 대한 성적은 비슷했지만, 선암 등의 비편평세포암에서는 pemetrexed와 cisplatin의 복합 치료가 성적이 더 나았고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gemcitabine과 cisplatin의 성적이 더 나아서, 이때부터 비소세포 폐암을 편평상피세포암과 비편평상피세포암을 구분하여 달리 치료하였다[4]. 이어지는 연구에서 폐암을 조직학적으로 구분하여 발표한 연구에서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하였을 때,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docetaxel이 pemetrexed 치료보다 더 우월하였고[5], pemetrexed의 유지요법의 효과를 보는 3상 연구에서도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pemetrexed 유지요법이 효과가 없어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pemetrexed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6]. Carboplain은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cisplatin으로 인한 독성을 이겨내지 못하는 환자에게 cisplatin 대체 약으로 사용되었다.
최근의 대규모 3상 연구에서 carboplatin/nab-paclitaxel (albumin bound)을 carboplatin/paclitaxel과 비교하여 효과를 조직학적으로 구분하여 발표하였는데, 두 군이 서로 성적은 비슷하였으나 nab-pclitaxel 치료군이 paclitaxle군에 비해 일차적 목표인 관해율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였으나, 편평상피세포폐암에 국한되었다(관해율 41%와 24%). 전체 생존율도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 10.7개월과 9.5개월로 nab-paclitaxel군에서 숫자적으로 더 높았지만 통계적 의미는 없었다. 부작용 면에서는 nab-paclitaxel군에서 근육통, 신경통, 혈구 수 감소 등이 훨씬 적었다[7]. 현재는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 nab-paclitaxel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분자 표적 치료제
EGFR 표적 치료제
EGFR 돌연변이를 보이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에는 EGFR tyrosine kinase inhibitor (TKI)가 세포독성 항암 치료에 비해 무병 생존율이나 전체 생존율을 모두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10-16]. EGFR 돌연변이는 주로 선암에서 빈도가 높지만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낮고, 순수한 편평상피세포폐암에는 없으나 선암과 혼재되어 있는 폐암에서만이 발견된다는 학자도 있다[2]. 비소세포폐암의 유지요법의 효과를 보는 SATURN 연구에서는 EGFR 돌연변이에 관계없이 erotinib으로 유지요법을 한 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의 연장을 보이나 편평상피세포암에서는 통계적 의의를 보여주지는 못하였다[17].
1차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에서 2차 치료로 docetaxel이 표준 치료로 쓰이고 있어 2차 치료로 EGFR TKI와 비교하는 연구가 시행되었는데, gefitinib을 docetaxel과 비교한 INTEREST 연구에서는 gefitinib이 docetaxel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18]. 또 EGFR 돌연변이가 없는 wild type의 비소세포폐암을 2차 치료로 erlotinib을 docetaxel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전체 생존율이 docetaxel이 8.2개월로 erlotinib 5.4개월보다 더 우수함을 보여주었고 편평상피세포폐암의 하위군의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19,20]. 또한 편평상피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cisplatin을 포함한 1차 치료에 실패하고 2차 치료시 1세대 EGFR TKI인 erlotinib과 2세대 EGFR TKI인 afatinib을 비교한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afatinib이 무진행 생존율이나 질병 조절률 등이 erlotinib보다 좀 더 향상된 성적을 보여주었다[21].
Cetuximab은 EGFR에 대한 단클론 항체로 편평상피세포폐암의 하위군에서 cisplatin/vinorelbine과 복합 치료했을 때 항암 치료 단독군에 비해서 최소한의 생존 연장을 보고하였지만 통계적 의의는 없었다[22]. Necitumumab은 EGFR에 대한 IgG1 단클론 항체로 전이된 비편평세포폐암에서 cisplatin/pemetrexed 복합 치료에 추가했을 때 생존율에 연장을 보이지는 못했지만[23],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 cisplatin/gemcitabine에 추가한 치료를 하였을 때는 전체 생존율과 무진행 생존율, 질병 조절률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생존율의 증가를 보여 주었다[24].
혈관형성 억제제
Bevacizumab은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억제제로 비소세포폐암에서 효과를 보이는 약이나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혈담 등의 치명적인 출혈로 인한 부작용이 연관되어 추천되지 않는다[25]. Ramucirumab은 VEGF 2 억제제로 cisplatin을 근거로 하는 2제 복합치료에 실패한 경우 2차 치료로 표준 치료인 docetaxel/위약군과 docetaxel에 ramucirumab을 추가한 비교 3상 REVEL 연구에서 ramucirumab을 추가한 군이 생존율의 증가(10.5개월과 9.1개월)와 무진행 생존율의 증가(4.5개월과 3개월)를 보였다[26]. 편평상피세포폐암의 하위군 분석에서는 전체 생존율이 ramucirumab군에서 9.5개월로 위약군 8.2개월보다 미미한 향상(hazard ratio 0.88, 95% confidence interval 0.69-1.13)을 가져왔다.
면역 치료(immune checkpoint blocker)
Programmed death 1 (PD-1) receptor는 활성화된 T 세포표면에서 나타난다. 이는 염증 세포나 침투된 면역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리간드인 programmed cell death-ligand (PD-L) 1과 PD-L2와 결합하여 활성화된 T 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immune check point라 하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적절이 반응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암세포 표면에도 PD-L1이나 PD-L2의 리간드가 있어서 T 세포의 PD-1과 종양세포의 PD-L1/PD-L2의 결합으로 종양세포가 면역체계에서 인지되고 제거되어야 하는 종양면역의 회피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종양세포를 면역세포가 제거하지 못하게 되어 종양세포는 계속 증식하게 된다(Fig. 1). Anti-PD-1 치료는 면역세포의 PD-1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종양세포의 PD-1 리간드와 면역세포의 PD-1 수용체가 결합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이러한 경로를 차단하여 궁극적으로 활성화된 T 세포가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을 일으킨다[27-30].
Pembrolizumab은 EGFR과 ALK 재배열이 음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시행한 phase I 연구(KEYNOTE-001)에서 전체 관해율은 19.4%, 치료받지 않은 군에서는 24.8%였고 관해를 보인 환자의 중앙관해 유지기간은 12.5개월(1개월에서 23.3개월), 이전에 치료경험이 없던 환자군은 23.3개월, 이전에 치료경험이 있던 군은 10.4개월이고, 전체 환자의 생존기간은 12개월이며 치료받지 않은 군은 16.2개월, 치료경험이 있는 군은 9.3개월을 보였다. PD-L1 염색에 따라 효과가 차이를 보였는데, 적어도 PD-L1 양성 세포가 50% 이상을 보이는 군에서는 관해율 45.2%, 이전 치료받지 않은 군은 50.0%, 이전에 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43.9%를 보였으며, 중앙 무진행 생존율도 6.3개월-이전 치료받은 군 6.1개월, 이전 치료받지 않은 군은 12.5개월-로 염색 양성비율이 49% 미만을 보이는 군보다 더 길었다[31]. Pembrolizumab은 PD-L1 양성인 경우에만 승인을 받은 anti-PD-1 제제이다.
Nivolumab은 anti-PD-1 제제로 단독 치료로 이전 치료에 실패한 편평상피 비소세포폐암에서 2상 연구(CheckMate 063 연구)에서 효과와 안정성이 발표[32]된 이후 cisplatin 복합 치료에 실패한 2차 치료로 docetaxel과 비교한 3상 연구(CheckMate 017)에서 중앙 생존기간을 표준 치료인 docetaxel 6개월에 비하여 9.2개월로 연장시키며, 사망 위험도를 41% 감소시키는 우월한 성적을 보여주었다[33]. 1년 생존율도 docetaxel 24%에서 nivolumab군은 42%로 향상된 성적을 보여주었다. 선암과 같은 비편평세포 비소세포폐암에서도 중앙 무진행 생존 기간은 표준 치료인 docetaxel 4.2개월에서 nivolumab 2.3개월로 낮았지만 관해 지속기간이 길어 1년 무진행 생존율과 전체 생존기간은 nivolumab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34]. Pembrolizumab과 달리 nivolumab은 PD-L1의 발현 정도와 치료성적과는 관계가 없어 미식약처 승인도 nivolumab은 PD-L1 발현이나 조직에 관계없이, pembrolizumab은 PD-L1의 발현과 관계하여 승인을 득하였다. 부작용으로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피부 발진, 폐렴(pneumonitis), 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나 빈도는 극히 적고 그 외 피로, 식욕부진, 설사 등이 15% 이내에서 나타나며 docetaxel에 의한 부작용(과립구 감소증, 폐렴, 패혈증, 신경염, 근육통 등)보다 훨씬 경미하다.
Cytotoxic T lymphocyte associate protein 4 (CTLA4)는 활성화된 세포독성 T-cell에 의해 나타나서 T 세포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조절을 하는 표적인자이다. 이러한 T 세포는 antigen pregenting cell에 있는 리간드와 상호 작용하여 비활성화된다. Ipilimumab와 tremelimumab은 anti-CTLA4로써 CTLA4와 결합하여 T 세포의 항종양 효과를 돕는다. Paclitaxel/carboplain과 여기에 ipilimumab을 추가한 비교 연구에서 phased ipilimumab 치료군이 면역과 연관된 무진행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이는 편평상피세포암의 하위군에서 더 큰 효과를 보고하였다[35].
미래에 새로운 표적제들과 향후 전망
Cancer Genomic Access Research Network에 의한 최근의 결과는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 기능성 돌연변이의 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36]. 이전에 알려진 표적인자로는 fo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 (FGFR) 1과 phosphoinositide 3-kinase catalytic subunit (PIK3CA) (증폭 20%), ephrin type-A receptor 2 (돌연변이 7%), MET (증폭 6%), 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s (증폭 8-10%), EGFR과 AKT (돌연변이 2-5%) 등이 있다.
FGFR 1은 FGFR tyrosine kinase의 구성요소로 평편세포폐암을 포함한 일부 암에서 phosphoinositide 3-kinase (PI3K)/AKT와 RAS/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경로를 활성화하여 세포 성장과 혈관형성을 자극한다. FGFR 1은 편평상피세포폐암의 20%에서 증폭되어있고, 흡연량과 관계가 깊다고 알려졌다[37]. Cediranib, nintedanib, pazopanib, ponatinib 등이 FGFR 억제제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PI3K-AKT signaling pathyway는 또 다른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PIK3CA copy-number gains이 폐암의 20%에서 발생하며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는 더 높다[38]. PIK3CA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폐암의 6.5%에서 보인다. PI3K/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억제제, isoform-selective PI3K 억제제, panPI3K 억제제 등 PI3K 억제제가 개발 중이다.
Figitumumab은 insuline-like growth factor (IGF) pathyway를 차단하는 IGF1R 단클론 항체이다.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약제이다. 항암 치료에 추가하여 비교한 일부 연구에서 독성이 높게 보고되었으나 더 성숙된 연구들의 결과를 기대해 봐도 될 것이다[39].
결 론
편평상피세포폐암은 유전학적인 분자 표적인자를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어서 EGFR TKI나 ALK 억제제 등의 표적제가 성공을 하지 못하여 백금계열의 항암제를 근간으로 2세대 항암제와 복합 치료가 표준 치료였으나 necitumumab 등의 EGFR 단클론 항체 억제제나 ramucirumab 등의 VEGF 억제제 등이 항암 치료에 추가하여 생존기간의 향상을 보였고, 새로이 PD-1 또는 PD-L1 억제제 등의 immune check point 억제제가 1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 승인을 받게 되어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 새로운 치료의 장을 맞게 되었다. 더욱이 이들에 대한 부작용은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적어서 치료를 받는 동안에 환자들의 삶의 질도 향상되었다. 그러나 어떤 환자에게 투여하면 더 유리할지를 예측해 주는 생체 표지자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나 다른 면역 억제제와의 복합 치료는 어떻게 조합을 이룰지, 또 어느 시점에 투여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도 FGFR 등의 새로운 표적 유전인자가 밝혀짐에 따라 이에 대한 새로운 표적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편평상피세포폐암에서도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신약들이 가격이 만만치 않아 치료비의 상승이라는 장벽을 만나게 되어 이를 어떻게 감당할 지가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