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는 전북 정읍지역 전금순 단골의 제보를 토대로 전씨 무계의 무업 권역과 특징을 분석하고, 단골집단 즉 단골과 재인의 활동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논문에서 논의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씨 무계는 통혼을 기반으로 하여 거대한 무계집단을 이루었고, 많은 단골판을 확보하여 전북지역에서 가장 큰 세력을 떨쳤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씨 무계의 무업 권역은 정읍⋅임실⋅김제⋅남원⋅위도⋅부안⋅순창⋅고창 등의 전북지역 뿐만 아니라 전남의 영광지역, 충남의 강경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읍지역에서 무업을 시작하여 영광, 강경지역까지 확장된 전씨 무계의 무업 권역은 행정 권역과 생활 권역을 가로지르면서 형성된 것이라 하겠다. 통혼권 즉 동일 무속권 내에서 단골들의 교류는 비교적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부 단위의 무계조직은 독점 관할 구역인 단골판 내에서 주로 활동하였지만, 수륙재나 별신굿 같은 큰굿이 있을 경우에는 동일 무속권 내의 친인척들과 연합하여 단골판 이외의 지역에서도 무업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단골들은 자기의 관할구역인 단골판에서 뿐만 아니라 친인척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타 지역에서도 활동했다고 하겠다. 단골집단은 단골판 내에서 무의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민속축제가 벌어질 경우에는 단골이 놀이판을 주도하기도 하고, 가난한 마을 신도를 위해 산파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재인들 또한 농한기 때 마을 사람들에게 풍물 가락을 전수시키기도 하고, 지심 매는 노래나 상여소리의 선소리꾼으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놀이판을 주도하기도 했다. 재인들은 종교적인 사제자로서가 아니라 단골의 가창 효과를 올리는 악기 반주의 역할을 주로 담당했기 때문에, 대체로 무업과 연예를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 무당은 어릴 적부터 가창을 연마하여 판소리 광대가 되기도 하고, 가창에 별로 재능을 나타내지 못하는 자는 기악 연주를 연마하여 삼현육각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들은 걸궁패를 형성하여 마을 풍물굿을 주도하기도 하고, 농악 예능 집단에 소속되어 뛰어난 풍물 명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키워드

단골, 단골판, 정읍, 수륙재, 걸궁, 삼현육각

참고문헌(12)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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