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어주는 해석의 주체가 군주이기 때문에, 군주의 관점에서 『도덕경』 제3장을 주해한다. 4부 어주 모두 ‘현자’를 대하는 군주의 태도를 경계할 뿐 ‘현자’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무위’를 적극적 정치방법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그런데 4부 어주는 각각 하나의 주제어를 갖고 『도덕경』 제3장을 해석한다. 4부 어주의 주제어는 각각 ‘성분’, ‘성명’, ‘민생’, ‘무지’이다. 당현종어주의 ‘무위’ 정치는 군주가 백성에게 ‘성분’이외의 것을 탐하지 못하도록 해주어, 백성이 각자의 ‘성분’에만 따르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송휘종어주의 ‘무위’ 정치는 군주가 백성의 ‘성명’을 파악하고 총괄하여, 백성이 각자의 ‘성명’의 분수와 실질을 지키고 체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명태조어주의 ‘무위’ 정치는 군주가 나라의 근본인 백성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하고 ‘민생’을 안정 시켜서, 백성이 국정에 불만을 갖지 않고 지금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청세조어주의 ‘무위’ 정치는 군주가 백성에게 분별심을 없게 하고 ‘무지’의 상태에 이르게 하여서, 백성이 외부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탐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주제어에 따라 4부 어주에서 말하는 ‘무위’ 정치의 내용과 의미가 다소 차이나지만, 그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4부 어주 모두 백성이 각자의 분수에 순응하고 그 분수를 넘어서려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상공과 왕필이 백성의 소박한 자연본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 ‘무위’ 정치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4부 어주와 그 목표는 다르다. 그러나 4부 어주는 왕필이 현자의 사회적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은 점과 하상공이 소극과 적극 두 가지 방법의 병용으로 ‘무위’를 해석한 점을 주목하고 변용한다. 4부 어주에서 백성이 타고난 분수에 맞는 생활은 백성 스스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군주가 이루어주어야 한다. 이처럼 4부 어주에서 말하는 ‘무위’ 정치는 백성의 ‘자연’이 아닌 군주의 ‘사연’이 중심이다.

키워드

『도덕경』 어주, 『도덕경』 제3장, 당현종, 송휘종, 명태조, 청세조,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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