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1967년 11월 8일에 첫 촬영을 시작하여 1968년 1월 30일 마지막 촬영을 마친 조긍하 감독 연출의 <잘돼갑니다>는 4월 국도극장 개봉을 앞두고 중앙정보부에 의해 필름을 압수당했다. 그리고 1988년 10월 5일 해금될 때까지 20년간 영화진흥공사의 한국필름보관소에 묶여 있었다. 원래 <잘돼갑니다>는 동아방송(DBS)에서 1967년 5월 8일부터 총 82회 방송했던 라디오 일일연속극이었다. 한운사 극본, 안평선 연출의 연속극 <잘돼갑니다>는 시작부터 엄청난 인기를 모으면서 약 3개월 동안 방송되었다. 그리고 영화 개봉 직전 소설로도 출간되었다. 이 글은 먼저 현재 남아 있는 라디오 연속극 대본과 소설, 그리고 영화 필름의 전반적인 구성적 특징에 대하여 간략하게 그 차이를 서술하고, 다음으로는 필름과 심의 대본 및 녹음대본을 비교, 분석하여 영화 <잘돼갑니다>의 상영금지 사건을 둘러싼 맥락을 자세히 밝혀보고자 했다. 거의 동시적으로 라디오 연속극, 소설, 영화로 제작되었고 각 매체별로 내러티브와 주제 상의 차이를 보이며, 또한 각기 다른 검열의 잣대로 판단되었던 <잘돼갑니다>의 사례분석을 통하여 이 글은 1960년대 후반 정치드라마의 가능성과 한계를 밝히고, 이 시기 대중매체의 정치성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잘돼갑니다>는 라디오 연속극이 가진 직접적인 권력 비판과 풍자의 기운들이 대부분 거세된 채로 멜로드라마적으로 재구성되었으며 또한 ‘휴머니즘’으로 포장되었다. 그러나 폭발하는 민심과 결국 그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권력, 무상한 권력 의지를 직접적으로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불온한 것이자 위험한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다. 정권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장면들의 시청각적 강렬함은 당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공격성을 지닌 것으로 읽혔던 것이다. 그렇게 1960년대 후반에 상영 금지된 이 영화는 198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키워드

검열, 멜로드라마, <잘돼갑니다>, 정치드라마, 풍자

참고문헌(16)open

  1. [인터넷자료] / 라디오방송극 <잘돼갑니다> 대본 1~82회 / 한국콘텐츠진흥원 데이터베이스

  2. [단행본] 한운사 / 1968 / 잘돼갑니다 / 동서문화원

  3. [인터넷자료] 조긍하 / 영화 <잘돼갑니다> / 한국영상자료원 데이터베이스

  4. [인터넷자료] 이영미 / 한운사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 디지털아카이브

  5. [단행본] 한국영상자료원 / 2008 / 신문기사로 본 한국영화사 1967 / 한국영상자료원

  6. [단행본] 한국영상자료원 / 2009 / 신문기사로 본 한국영화사 1968 / 한국영상자료원

  7. [인터넷자료] / 한겨레신문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8. [인터넷자료] 국립국어원 / 표준국어대사전

  9. [학술지] 고선희 / 2008 / 1960년대 매체 전환의 한 양상 / 대중서사연구 (19) : 57 ~ 94

  10. [학술지] 박선영 / 2016 / 1960년대 후반 코미디영화의 ‘명랑’과 ‘저속’ / 한국극예술연구 (51) : 169 ~ 201

  11. [학위논문] 배수경 / 2005 / 한국 영화검열제도의 변천에 관한 연구 : 정권별 특징과 심의기구의 변화를 중심으로

  12. [학술지] 오영미 / 2008 / 한운사 시나리오 연구 / 비교문화연구 12 (1) : 265 ~ 298

  13. [단행본] 윤금선 / 2010 / 라디오 풍경, 소리로 듣는 드라마 / 연극과인간

  14. [학술지] 윤금선 / 2010 / 1960~70년대 초기 라디오 드라마의 전개 양상 / 한국극예술연구 (32) : 261 ~ 309

  15. [학술지] 윤석진 / 2006 / 극작가 한운사의 방송극 연구 / 한국극예술연구 (24) : 145 ~ 186

  16. [단행본] 최창봉 / 2001 / 우리방송 100년 / 현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