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정읍>은 백제 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궁중과 민간에서 전승되면서 ‘정읍’의 의미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본고를 전개하였다. ‘정읍’의 장소적 의미는 전승 과정에서 크게 네 가지로 살필 수 있었다. 첫 번째 형성 단계에서 ‘남:녀=군:신’의 구도를 상정하여 여필종부의 여인상이 충신연주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정읍’은 정문(旌門)의 장소로서의 의미를 부여 받았다. 두 번째는 첫 번째 의미가 확장되고 보전(保全)되는 단계로 중세적 통치 질서의 수범 사례인 ‘정읍’은 고려의 개경, 조선의 한양 그리고 명나라까지 그 영역을 넓히면서 궁중 가무악으로서 예술적 세련미와 성취를 얻으면서 법전인 『경국대전』과 관찬 악서인 『악학궤범』에 등재․수록되었다. 세 번째는 <정읍>과 ‘정읍’이 그간의 지위를 망실하고 교체되는 단계로 중종 조 ‘음사성’의 시비에 몰려 전승의 가치였던 정절․충절이 훼손된 채 그 장소적 의미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다만 ‘음사’ 논쟁자들이 <정읍>과 ‘정읍’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고 할지라도 <정읍>을 새롭게 바라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정읍’에 대한 해석 가능성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정읍>과 ‘정읍’이 숙종 조를 중심으로 궁중 연향에서 부활하고 궁중이 아닌 곳에서 슬픈 박제로 남은 단계로 ‘정읍’이 궁중 연향에서 재생되었지만 늙은 모습으로 부활하였고, 악부시․지리서․백과사전 등에서는 그리움과 한을 담은 낙엽으로 그려지고 말았다. 이런 의미들은 궁극적으로 지금까지 제기된 <정읍> 주제들인 ‘기다림의 서정, 음설지사, 한’ 등을 전승사적으로 모두 포함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키워드

정읍, 공간, 장소, 고려사, 악학궤범, 경국대전, 이익, 신증동국여지승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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