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의 목적은 <보성론>의 여래장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티벳불교에서는어떻게 수용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옥 로짜와 로댄쎄랍(rNgog Lo tsā ba Blo ldan shes rab, 1059-1109)은 인도에서 직접 <보성론>을 번역하였으며, 티벳불교 최초로 <보성론>에 대한 주석서인 <대승 최상의 가르침에 대한 요의(텍첸규라매된뒤빠 Theg chen rgyud bla ma'i don bsdus pa)>를 남겼다. 본고에서는 옥 로댄쎄랍이 그의 주석서에서 여래장이라는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현존하는 티벳역에 의거해서 11세기 초부터 라뜨나까라쌴띠(Ratnākaraśānti, 10세기 말-11세기 초)와 아바야까라굽따(Abhayākaragupta, 1004-1125)의 저작 속에 <보성론>이 미륵의 저작이라는 사실과 함께 <보성론>의 텍스트 제명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성립한 <보성론>이 아띠싸(Atiśa, 982-1054 혹은 986-1065년경)와 낙쵸 출팀갤와(Nag tsho Tshul khrims rgyal ba, 1011-1064)의 번역을 시작으로 11세기 후반에 티벳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옥 로댄쎄랍은 인도 카쉬미르에서 <보성론>을 재발견한 마이뜨리빠(Maitrīpa, 1007/1010-?)의 제자 아난다끼르띠(Ānandakīrti)로부터 가르침을 전수받은 삿자나(Sajjana, 11세기 후반 활동)로부터 <보성론>의 가르침을 직접 배웠다는 것을 알 수있었다. 옥 로댄쎄랍은 이후 삿자나와 함께 <보성론>을 번역하고 이에 대한티벳 최초의 주석서를 남겼다. 그리고 <보성론>이 15세기까지 총 6번씩이나 티벳에서 번역되었다는 사실도 괴 로짜와 쇤누뺄('Gos Lo tsā ba gZhon nu dpal, 1392-1481)의 <푸른 연대기(靑史 Deb ther sngon po)>에 의해확인할 수 있었다. 3장에서는 <보성론> I.27과 28 게송에 나타나는 여래장에 대한 세 가지주제, 즉 법신과 진여와 종성을 옥 로댄쎄랍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살펴보았다. 옥 로댄쎄랍은 법신과 진여와 종성이라는 <보성론>의 핵심적인 세 가지 주제를 여래와 중생이라는 측면에서 각각 가설(btags pa)인지실재(dngos po)인지를 논하고 있다. 옥 로댄쎄랍의 이러한 주석은 <보성론> I.27 게송에 나타나는 “붓다의 종성 속에 그것의 결과가 시설되기 때문에(bauddhe gotre tatphalasyopacārād)”라는 문장의 ‘시설(upacāra, nye bar btags pa)’에 대한 이해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붓다가 될 수 있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적인 경향성인 종자(gotra)가 중생들 속에 가능성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훗날 붓다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것이다. 옥 로댄쎄랍은 <보성론> I.27 게송에 나타나는 세 가지 주제 중의 하나인 종성의 측면만이 아니라, 법신과진여의 측면으로 까지 시설이라는 개념을 확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옥 로댄쎄랍은 붓다의 본질(tathāgatagarbha)은 법신이고, 무구진여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며, 반대로 중생의 본질(*sattvagarbha)은 붓다의 본질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유구진여이고, 종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톱뚜룽(thob tu rung)’과 ‘시설(btags pa)’이라는 용어를 통해서 여래장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을 옥 로댄쎄랍이 부각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옥 로댄쎄랍의 여래장과 관련한 이해와 가장 차이가나는 인물인 싸상 마띠빤첸 잠양 로되갤챈(Sa bzang Mati Paṇ chen 'Jam dbyangs Blo gros rgyal mtshan, 1294-1376)은 ‘종성’이 비본질적인 장애(āgantukāvaraṇa)에 의해 설령 장애를 지닌다고 하더라도 ‘법신’과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옥 로댄쎄랍의 번역인 ‘시설’을 ‘향유(nye bar spyod pa)’라는 표현으로 수정한 것이라는 점도 살펴볼 수 있었다. 싸상 마띠빤첸의 이러한 수정은 모든 중생이 붓다의 본질, 즉 여래장을 지닌다는 표현을 궁극적인 의미, 즉 승의제에서도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하기위한 해석학적 장치인 것이다. 옥 로댄쎄랍은 여래장의 세 가지 주제들이 바로 공성(śūnyatā, stong pa nyid)이라고 주석하고 있는데, 여기서 옥로댄쎄랍이 여래장을 공성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중생이 여래장을 실체적인 개념으로 오해하는 것을 피하게 하기 위해서, 옥 로댄쎄랍은 <보성론> I.28 게송에 나타나는 ‘시설’이라는 용어를 여래장이라는 세 가지 주제에 모두 적용시킨 것이다. 옥 로댄쎄랍은 ‘공성’이라는주제와 여래장의 가르침을 연결시켜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해석학적 장치로 ‘시설’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옥 로짜와 로댄쎄랍(rNgog Lo tsā ba Blo ldan shes rab, 1059-1109), <대승 최상의 가르침에 대한 요의(텍첸규라매된뒤빠 Tib. Theg chen rgyud bla ma'i don bsdus pa)>, <보성론(Skt. Mahāyānottaratantraśāstra[vyākhyā])>, 여래장(Skt. tathāgatagarbha, Tib. de bzhin gshegs pa'i snying po), 법신(Skt. dharmakāya, Tib. chos kyi sku), 진여(Skt. tathatā, Tib. de bzhin nyid), 종성(Skt. gotra, Tib. rigs), 싸상 마띠빤첸 잠양 로되갤챈(Sa bzang Mati Paṇ chen 'Jam dbyangs Blo gros rgyal mtshan, 1294-1376), 차빠 최끼쎙게(Phywa pa Chos kyi seng ge, 1109-1169).

참고문헌(18)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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