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연구는 통일의 당위성이 민족주의적 규범성에 기인했던 과거와 달리 통일을 현실주의적이고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판단하는 기준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평화체제 구축에 통일이 선결조건으로 여겨졌다면, 통일이 아닌 다른 대안으로 충분히 평화체제 유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즉 한반도 평화를 위해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큰 안보 위협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이 유보되고 심지어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입장이 커질 수 있음을 전제하였다. 따라서 분단이후 끊임없는 남남갈등 속에서 남한사회의 갈등 중에서 평화・통일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유형의 갈등을 중심으로 협의적 남남갈등으로써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입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남한사회를 기준으로 정치적 이념갈등이 심화될수록 대북인식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경제적 차원의 빈부갈등과 세대갈등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영향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둘째, 빈부갈등과 세대갈등이 심하다고 인식할수록 심각하게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입장이 커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해서 남한사회에서 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보다 ‘통일을 유보한 평화’ 또는 ‘통일없는 평화’만을 지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남한사회의 갈등요인이 통일 및 평화체제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의의가 있고, 더 나아가 향후 전개될 한국사회의 갈등 양상에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을 결부시키는 연구가 더욱 정교화되기를 기대한다.

키워드

남남갈등, 평화・통일 인식, 이념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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