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우리의 전통적인 연행민속인 길놀이는 그 역사가 깊다. 길놀이는 탈놀이나, 민속놀이 또는 마을굿에 앞서, 마을을 돌아다니며 노는 놀이를 말한다. 이를 통틀어 거리굿으로도 부른다. 이 연구는 우리의 전통적인 연행민속 대부분이 길에서 시작하여 길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에 주목해 본다. 대표적인 길놀이 축제가 강릉단오제의 영신행차와 경산자인단오제의 호장굿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길놀이를 축제로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축제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 신통대길 길놀이와 호장굿 원정 길놀이를 창출하는 과정 또한 축제의 현대적 전승으로 보는 것이다. 오랜 전통을 담고 있는 축제들은 길놀이를 그 시작점으로 한다. 여기에는 신명(神明)이라고 하는 일종의 에너지이자 기운(氣運)·흥(興)이 표출되어 나타난다. 지금의 강릉단오제와 경산자인단오제에 신명이 남아있는영신행차와 호장굿이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으며 풍부하다. 따라서 영신행차와 신통대길 길놀이, 호장굿과원정 길놀이는 대대적인 단오제 길놀이 축제로 무형유산으로서 지향할 점들이 많다. 한편에서는 두 지역의 길놀이 축제가 단순히 더 많은 시민 참여와 축제 홍보를 위해서 길놀이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전통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계승이라고 하는 단오제 본연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점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두 지역 단오제의 구심점은 전통·역사·원형만을 내세워, 현재적 맥락에서 축제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변화와 대응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행차원으로 옮겨지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오늘날 강릉단오제의 길놀이는 영신행차와 이를 따르는 신통대길 길놀이로 크게 구분해 본다면, 경산자인단오제는 고을 수호신인 한장군을 위무(慰撫)하고 신유(神遊)하는 길놀이인 호장굿이 연행되어 왔으며, 민속이 놓인 현장이 아닌 지자체와 축제 홍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원정 길놀이로 구분해 본다. 축제에서 신을 맞이하고, 신과 함께하는 길놀이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두 지역 단오제가 전통문화의 실천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이는 단오제가 근현대사 100년의 시공간을 달리해 오면서도,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늘큰 빚을 새롭게 갚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형유산은 전승되었던 과거가 아니라, 전승되고 있는 현재에 더큰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 단오제의 길놀이 축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강릉과 경산 지역의 단오제가 공동체의 축제로서 현대적 전승 맥락을 길놀이에서 찾고자함에 힘입어, 전통적인 연행민속인 길놀이와 그 외연을 확장해 온 새로운 길놀이도 함께 살펴본다.

키워드

강릉단오제, 경산자인단오제, 영신행차, 호장굿, 신통대길 길놀이, 원정 길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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