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한국 근대 문학에는 텍스트 읽기와 쓰기의 감옥이라 할 만한 현상이 나타난다. 그것은 부여된 인식과 재현의 맥락 속에 현실을 전유하려는 전체화의 의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서사적 실천을 대표했던 것은 민족의 이야기와 계급의 이야기다. 종종 억압과 맹목을 낳았던 이러한 서사에는 “유아론적 반복”이 작용한다. “유아론적 반복”이란 특수한 이념적, 서사적 콘텍스트에 감금되고 식민화된 주체로 동일화시키는 글쓰기와 글 읽기의 과정을 일컫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텍스트를 새로 읽거나 쓰기 위해서는 자기 반영적이고 자기충족적인 “유아론적 반복”을 깨뜨려, 혼종적인 “구조의 밖”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여러 콘텍스트들을 계속 교통시켜 텍스트의 타자들을 초대해 들여야 한다. 이는 ‘텍스트들의 사회학’을 성립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텍스트는 동일화된 주체의 입장에서 숭고하게 전유되는 대신 소외된 타자의 입장에서 비천하게 공유되거나 널리 교환되어야 한다. 궁극적인 텍스트는 있을 수 없으며 덧없는 콘텍스트만이 잠시 작용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텍스트들의 사회학’은 또 하나의 중심을 수립하는 일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그것은 주장하는 대신 곁눈질하고자 하며, 텍스트의 내부로 동일화되기보다는 텍스트의 외부를 향해 차이화되고자 한다. 이렇게 할 때에 문학 자체 및 그 외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의 가능성이 발생할 것이다.

키워드

텍스트, 콘텍스트, 타자, 전유, 서사적 감옥, 차이화, 텍스트들의 사회학

참고문헌(13)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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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학술지] / 2006 / 번역과 번역문학

  12. [학술지] / 2002 / 유머로서의 유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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