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은 근대성의 기율이 가져온 내적 주관성의 기의가 문학적 기호로 언어화되고, 더 나아가 보편적인 예술성의 개념으로 확장되는 방법론적 과정에 주목하였다. 특히 김억의 「近代文藝」(1921-1922)를 검토하여, 우리 문학장에서 자연주의 문학의 과학적‧객관적 방법론의 태도를 위시하여 서구 예술의 이론이 수용‧전유되고, 예술성의 개념이 언어적 표현으로 규명되는 국면과 문학사적 의미를 논의하였다. 「近代文藝」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예술성의 개념으로 규명하고 있다. 우선, 근대 문학의 자율적 특성인 주관의 원리 구조를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구리야가와 하쿠손(厨川白村)의 원전에 기반하여 자연주의 문학의 ‘순객관’이라는 테제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근대적 의미의 ‘주관성’과 문학적 ‘진’이라는 관련 도식의 개념을 구성하였다. 이는 상징주의가 취하는 주관성의 관점에서 연유한 것으로, 앞선 낭만주의 사조의 주관성인 ‘낭만성’과도 대별하여 구축한 근대 예술의 개념이다. 다음으로, 김억은 상징주의와 언어관에 주목하여 김억 자신의 예술론을 규명하고 전개하였다. 「近代文藝」는 자연주의 문학의 언어적 방법론을 통해 재현의 측면이 주관을 언어의 ‘의미’와 일치시키는 것이 아닌, 언어를 통해 표현된 ‘객관적 현상’을 ‘매개’한 것이라는 인식적 전회를 전개한다. 또한 언어를 주관의 객관적 매개물로 상정하여, ‘작가의 주관성’과 이를 매개하는 ‘재현의 언어’, 언어를 통한 ‘독자 수용’의 영역으로 구분하고 근대 문학의 방법론적 구조와 수용의 원리를 규명하였다. 또한 이와 같은 형식적 방법론과 구분하여 근대 문학의 자율적 특성인 주관의 원리 구조를 규명하고 강조할 수 있었다. 동시대 문단에서 아직까지 근대 문학의 개념과 양식, 방법론에 대한 규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문단 내에서 논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연재되었던 김억의 「近代文藝」는 문예비평사적인 역할과 의미를 보여준다. 가령, 현철과 황석우의 내용형식 논쟁이나, 김동인과 염상섭의 논쟁만 상기하더라도, 아직까지 근대문학에 대한 태도의 문제나 소설의 양식, 문예사조와 같은 인식적 개념들이 혼재되어 있다. 근대 문학의 양식과 개념에 관련한 논의들은 「近代文藝」 이후 더 이상 논의되지 않고 일단락되며, 문학 양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들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후 개별의 미학론 구축이나, 리얼리즘-모더니즘의 구체적인 미학의 영역으로 분파되는 양상에는 근대 문학에 대한 양식적 규정이, 문단의 일면에서 주관성과 언어 인식을 중심으로 이론적으로 정리되었던 국면으로 존재하였던 것이다.

키워드

김억, 「近代文藝」, 구리야가와 하쿠손(厨川白村), 자연주의, 상징주의, 묘사, 주관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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