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우리나라 상표소송에서도 설문조사는 유용한 증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의 객관적 타당성과 신뢰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있고, 삼성제약 주식회사의 등록상표를 다룬 최근 특허법원 2020. 9. 24. 선고 2020허11, 28, 35 판결(확정)에서도 설문조사 문항이 응답자를 유도하고 있다거나, 모집단이 적절하게 설정되지 않았고, 등록상표와 다른 이미지를 제시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설문조사 증거가 등록상표가 선사용상표 및 선등록상표들과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2020. 6. 30. 미국 연방대법원에서는 ‘BOOKING.COM’이 보통명칭이 아닌 기술적 표장에 해당하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여 등록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중심에는 심결 이후에도 새로운 주장 및 증거 제출을 가능하게 하는 15 U.S.C. § 1071조(b) 절차의 활용과 이를 바탕으로 연방지방법원 단계에서 새롭게 실시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출원인은 상세히 설계된 설문조사를 통해 관련 수요자들은 출원상표를 보통명칭으로 인식하지 않음을 증명하였고, 재판과정에서 설문조사의 유효성에 대한 공격도 있었으나 이 역시 성공적으로 방어하여, 결과적으로 심결 단계에서는 보통명칭으로 판단되었던 출원상표가 등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위의 두 판결과 함께 사건에서 다루어진 실제 설문조사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설문조사의 객관적 타당성 및 신뢰성 담보에 필요한 주요 요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 지정상품의 일반 수요자를 대표하는 모집단 설정, (2) 응답자를 일정 방향으로 유도하지 않는 객관적·중립적 문항 설계, (3) 적절한 설문대상의 제시가 핵심적이라 하겠고, 이와 함께 설문조사를 수행하는 자의 전문성과 설문결과의 정확한 해석, 설문조사의 실시 시점 등 역시 중요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건을 염두에 두고 설문조사를 설계 및 수행한다면 더욱 바람직한 소송실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수요자 인식, 설문조사, Booking.com, 삼성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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