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의료 시장이 팽창하면서, 질병의 진단을 위해서 고가의 검사 장비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건강보험의 급여 범위에 초음파와 MRI 검사 등이 확대되면서, 의료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태이다.¹⁾ 고가의 검사장비에 의존한 진료는 신체진찰과 병력청취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으며, 환자가 일차의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는 일차의료 현장에서 특별한 장비가 없이 측정할 수 있는 신체계측 정보들이 다양한 질병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본 호의 이명진 등의 연구에서는 목둘레 길이와 고요산혈증 간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 목둘레 길이는 이미 수면무호흡증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는데,²⁾ 그 임상적 활용가치를 더하는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이용호 등의 연구에서는 신체계측 정보 중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체질량지수를 이용하여, 비만뿐만 아니라 저체중도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장혜진 등의 연구에서는 이미 대중화되어 활용되고 있는 생체전기저항법으로 근감소 정도를 평가하여, 이 지표가 동맥경직도와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신체계측 방법은 검사장비가 필요없거나 비교적 저렴한 장비를 통해서 외래에서 환자를 평가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높으나, 그에 대한 적절한 수가가 책정되어 있지 않아서 환자들이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할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본 호의 종설에서는 여러 나라의 지불제도를 비교함으로써, 향후 우리나라의 지불제도가 나아가야 할 시사점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도는 고가의 검사를 시행할수록 의료기관의 수입이 증가하며, 신체계측이나 병력청취, 교육상담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가가 책정되지 않아 중요도에 비해서 활용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행위별 수가제도에 기반한 미국도 급격히 증가하는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치기반 지불제도는 검사나 치료의 원가와 관계없이 환자에게 도움이 더 큰 진료를 하였을 때 더 많은 비용적 보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³⁾ 우리나라에서도 일차의료가 정착하고 의료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치기반 지불제도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