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박경리의 <토지>는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하면서도 원작을 최소한으로 훼손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인물열전’은 원작을 적극적으로 해체하고 있다. 한 인물만을 주인공으로 하는 서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물열전’을 분석해 봄으로써 원작 해체를 통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확대 가능성을 알아보는 데에 목적이 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박경리 문학제’에서 발표된 ‘인물열전’은 모두 18편으로 18명의 등장인물이 조명을 받았다. 이 글들은 서술 특징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발표자가 최소한으로 개입하여 원작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재구성하는 유형이다. 둘째는 원작에 없던 내용을 발표자가 상상하여 넣음으로써 외전(外傳)의 성격을 보이는 유형이다. 셋째는 발표자가 이야기꾼으로서 청중에게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인물의 생애를 전해주는 유형이다. 넷째는 전문적인 분석과 해설로 독자의 원작 이해를 도와주는 유형이다. 첫째 유형은 원작 독서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원작 보존에 대한 엄격함을 유지함으로써 대중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문화 활동을 이끌어내는 기여도의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보인다. 둘째 유형과 셋째 유형은 대중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을 유도하여 독자에서 등장인물로, 혹은 작가로 전이(轉移)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독자 대중의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넷째 유형은 원작을 충실하게 읽은 독자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원작을 읽기 힘들어하는 독자를 위한 텍스트로서는 부족해 보인다. ‘인물열전’은 고전(古典)으로 여겨지는 <토지> 원작을 적극적으로 해체하면서도 즐겁고 용이하게 독자의 것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텍스트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누구나 ‘인물열전’의 필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장이 열린다면 보다 더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대중문화 콘텐츠가 생산될 것이다.
키워드
박경리, 토지, 인물열전, 원작 해체, 외전, 대중문화
참고문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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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존 스토리 / 2012 / 대중문화와 문화이론 제5판(Cultural Theory and Popular Culture) / 경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