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서사화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의 심미적 효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내성의 탐정소설은 퍼즐의 해결에 중점을 둔 고전적 탐정소설과 전혀 다른 서사적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방계적 탐정소설에서는 논리적 추론 과정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범죄의 이야기가 전경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서사적 특성은 고전적 탐정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작가적 인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 김내성은 인간에게 내재된 낭만적 감성과 기이한 것에 대한 동경을 서사화하기 위해 고전적 탐정소설의 장르적 관습으로부터 일탈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인식은 고스란히 그의 탐정소설에 투사되었고, 전경화된 범죄의 이야기와 서술트릭을 활용한 반전의 플롯 같은 서사적 특성을 보여주게 되었다. 김내성은 고전적 탐정소설과 변별되는 그러한 서사전략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에 대한 심미적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은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을 고전적 탐정소설과 변별시켜주는 문학적 지향점인 동시에, 탐정소설이라는 장르 안에 내재된 한계를 명증하게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던 예술가로서의 사명과 ‘에로그로’에 집착하는 당대 대중의 문화적 취향을 수렴해야만 했던 탐정소설작가로서의 숙명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이었던 셈이다.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과 그 안에서 전경화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은 문학으로서의 예술성과 탐정소설로서의 대중성, 그리고 대중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대중이 꿈꾸고 있는 환상을 동시에 지향하고자 했던 작가적 인식의 산물이었다.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사적 특성과 환상성을 장르적 몰이해의 산물이 아니라, 고전적 탐정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의도적인 일탈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한다.

키워드

방계적 탐정소설, 고전적 탐정소설, 서술트릭, 범죄의 이야기, 그로테스크, 환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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