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1960년대 출판문화계에 형성된 ‘공동空洞’은 당대 지식계의 과잉과 부족을 여실히 반영한다. 특히 ‘에세이’가 ‘지성의 양식’이라는 자기정의를 통해 특권화된 지위를 점하게 된 경위를 해명하는 것은 1960년대에 수행된 지식과 교양의 문화정치를 고찰하는 데에 유효한 작업일 것이다. 1960년대에 실현됐던 에세이의 압도적 우위는 ‘문학소녀’와 전문지식인에게 각각 ‘미지의 앎’ 혹은 ‘위험한 앎’으로 할당되었던 실존주의나, ‘반공’과 ‘근대화’라는 이중구속의 불온한 표상이었던 ‘공산주의’와 같은 복수의 앎들을 교양의 외부로 밀어냄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그밖에도 에세이는 온갖 ‘폭력적인 것’, ‘외설적인 것’, ‘일본적인 것’ 그리고 ‘비합법적인 것’들을 부정적 참조물로 삼음으로써 형성된 ‘교양’이라는 이데아의 가장 강력한 표상이었다. 지극히 위계적이고 외래적인 글쓰기였던 1960년대의 에세이는 ‘누구나’ 쓸 수 있는 ‘무형식의 형식’으로 통용됐던 수필의 정의에 편승함으로써 매우 ‘자연화된’ 방식으로 당대 지식문화계에 안착했다. 에세이는 ‘전문적 앎’과 ‘대중적 앎’을 잇는 ‘매개적 앎’의 표상이자 양식이었으며, ‘각종 직업군의 구성과 분포’라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성립·분기한 당대 지성계의 제유提喩였다. 그런데 에세이가 전용한 ‘지성·사색·휴머니티’의 수사는 반공주의적·보수주의적 의미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1960년대의 에세이는 근대성과 교양주의의 총화이면서, 반공주의와의 관계도 무리 없이 조율할 수 있었기에 선택된 정치적 자유주의의 문화적 구현물이었던 것이다. 한편 오늘날 유행하는 ‘힐링에세이’는 특정 앎과 문화적 형식이 조응하는 현상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를 현시한다. 1960년대의 에세이즘을 매개로 그러한 현상의 역사적 전통과 계기를 탐색해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키워드

에세이, 실존주의, 공산주의, 교양, 지성의 양식, 지식(인)론, 사색,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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