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고는 조선후기의 문인 芝山 沈翼雲(1734~?)의 「說文」에 담긴 산문론과 그의 산문이 지닌 문학성을 살핀 글이다. 심익운은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절세의 재사로 일컬어졌으며, 26세의 나이에 이조좌랑에 임명될 만큼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先系 문제에 대한 잘못된 처신으로 倫常을 어지럽혔다는 비난과 멸시에 시달렸으며, 그의 형이 世孫의 대리청정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일에 연루되어 파멸을 맞은 인물이다. 그가 남긴 『百一集』과 『百一年集』 및 尹光心이 편찬한 『幷世集』에 수록된 87편의 산문은 유배 이전인 40대 초반까지의 작품들로, 심익운의 작가적 성취와 위상이 잘 드러나 있다. 이 가운데 「說文」은 심익운의 산문에 대한 관과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창작 원론과 운용상의 원칙을 ‘原’, ‘道’, ‘法’, ‘神’ 등으로 구별하고, 성리학적 체용론의 구조로 설명한 전문적 산문론이다. 이와 같은 산문론으로만 본다면, 당송고문의 맥을 잇는 고문가의 한 명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실상 그의 작품세계는 이러한 예상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李德楠과의 짧은 인연을 추억한 「李老人述」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심익운 자신의 분노와 상처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데, 이처럼 자신의 내면의식을 형상화한 수법은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는 일반적 고문의 경향과는 구별되는 지점이다. 또한 전래된 이야기를 재창작하여 인간 세상의 부조리를 비판한 「雜說」이나 ‘野鼠婚’으로 잘 알려진 두더지 이야기로 자신을 비유한 「鼢鼠說」, 인간의 어리석음을 뱀을 통해 공박한 「大小說」 등 寓言的 기법이 돋보이는 점 역시 심익운 산문의 특징적 경향이다. 이밖에 문체적인 면에서는 평이하고 자연스러운 송대 산문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진한 고문에서 중시되는 텍스트들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자신만의 문체미를 구축하고 있었다.
키워드
沈翼雲, 산문, 古文, 說文, 당송문, 작가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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