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용설과 최명학은 해방 전후 임상의학(정형외과)과 기초의학(해부학) 분야에서 남북의 의학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이하 세브란스의전)를 졸업했고, 3⋅1운동과YMCA (기독교 청년회) 활동에 참여했으며, 세브란스의전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1940년대에는 그들 모두 서울과 함흥에서 외과의원을 개원하여 평범한 개업의의 길을 걸었다. 해방 이후 그들은 공통적으로 남북한 의학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8⋅15 해방으로 남북이 분할되면서 그들은 각자가 위치한 곳에서일제로부터 치안과 행정 등을 이양받기 위해 건국준비위원회에 참여하였다. 이용설은 건국준비위원회 위원과 건국의사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미군정 초대 보건후생부장으로 취임하였다. 좌우익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미군정의 보건책임자로서 이용설은 우익의 보건의료체제를 수립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이후 1948년 9월에는 세브란스의과대학 학장에 취임하여 남한의 대표적인 의학 교육기관의 수장이 되었다. 최명학은 함경남도인민위원회의 부위원장이자 보건국장으로서 함경남도 보건위생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였으며, 1945년 11월 함흥의학전문학교 재건을 담당하게 된 이후에는 의학교육에만 전념하였다. 좌우대립의 심장부에서 보건행정을 책임졌던 이용설은 우익 보건행정의 이론가이자 실천가의 삶을 살았고, 최명학은 교육자로서 교육행정에 전념하였다. 그러나 교육행정가로서 두 사람의 활동은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진행되었다. 세브란스의과대학 학장으로서 이용설은 비교적인적 자원이 풍부한 상황에서 교수 충원과 시설보완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국가의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않았다. 반면 함흥의과대학 학장으로서 최명학은 극심한 인재난에 시달려야 했으며, 그나마도 자신을 포함한 교수진들에 대한 관계 당국의 혹심한 사상통제와 검열을 지켜봐야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용설과 최명학은 의료국영화를 이상적인 의료체체로 간주하였으며 의료상업화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이용설과 최명학의 의료국영화에 대한 지지는 최응석과 같은 좌익진영주류의 의료국영론과는 다른 내용이었지만, 남북의 이념대립 속에서 각각의 체제가 요구하는 의학교육 체계의 상에 일정 부분 적응해 나갔다.

키워드

이용설, 최명학,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의료상업화, 의료국영화, 사상통제

참고문헌(33)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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