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은 장일순의 생명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회통론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논하고 그가 주도한 한살림운동의 생태철학적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일순은 생명 개념을 중심으로 동학, 기독교, 불교 등을 회통시켰는데, 이러한 종교 회통론은 이들 종교가 모두 이기적 자아를 부정하기 때문에 자연의 대상화와 착취 또한 필연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의해 정당화된다. 나아가 그는 동학과 기독교의 대화를 통해 자연이 자기희생을 해온 존재라는 점, 그리고 동학과 불교의 대화를 통해 개별 자연물 하나하나가 다 우주적 존재라는 점을 더욱 명확히 함으로써 생명을 중심으로 한 종교 간의 대화와 소통이 종교생태학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다. 장일순 생명사상의 또 다른 가치는 그가 자신의 사상을 생태운동을 통해 실현하려 했다는 데 있다. 그는 이른바 한살림운동을 주도했는데, 그 운동 가운데 생태적 농사를 기반으로 하여 상업 또한 생태적으로 변모시키려고 한 생활문화운동은 생태 노동론적인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자못 크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상공업적 정신과 기술에 의해 자연이 짓눌리고 인간이 소외되던 상태에서 벗어나 생명 살림의 목적을 중심으로 농업과 상업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일함으로써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협동노동이 사회에 전면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

장일순, 이준모, 종교회통론, 종교생태학, 생명운동, 생태노동

참고문헌(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