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조선시대 16세기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면서 이황, 기대승, 이이, 성혼 등에 비해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은 2010년대 들어 구봉문화학술원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그의 생애와 교우 관계는 물론 성리학, 예학, 수양론, 경세사상, 문학사상, 예술 등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조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성리학 안에서의 비교연구는 물론 타 학문과의 비교연구가 매우 부족하다. 비교연구는 그 사상이 갖고 있는 특성을 드러내는 데 있어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비교과정에서 두 사상의 융ㆍ복합을 통해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송익필의 성리학과 왕수인(王守仁, 1472~1528)의 심학, 즉 구봉성리학과 양명심학을 비교하였다. II장에서는 송익필과 왕수인의 우주관에 관해 고찰하였다. 구체적으로 송익필의 이기론적 우주관과 왕수인의 천지만물일체론적 우주관을 다루었다. 그리고 III장에서는 두 사람의 인간관과 심성론에 관해 논의하였다. 이기론에 근거한 성즉리설을 바탕으로 인간심성론을 펼치는 송익필과 천지만물일체설에 근거한 심즉리설(心卽理說)과 치양지설(致良知說)을 바탕으로 인간심성론을 펼치는 왕수인의 인간관을 다루었다. 마지막 IV장에서는 II과 III장에서 다룬 내용을 중심으로 구봉성리학과 양명심학을 비교하면서 두 사상의 다름과 두 사상이 지닌 의의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사상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오늘날에 있어, 유학사상 안에서의 다양성, 예컨대 구봉성리학과 양명심학과 같이 서로 다름은 유학의 발전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서로 다름이 만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새로운 창조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

송익필, 왕수인, 성리학, 심학, 이기론, 천지만물일체설, 성즉리, 심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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