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신라 때부터 만들어지고 불렸던 향가에 대한 언급으로 『均如傳』에 등장하는 표현인 삼구육명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연구자에 의해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자료의 부족과 표현의 간명성으로 인한 해석의 어려움 때문에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설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이다. 삼구육명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첫째, 향가의 형식에 국한시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 둘째, 민족시가의 보편적인 형식에 대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 셋째, 신라와 고려의 음악과 관련을 가지는 음악적 단위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종합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삼구육명은 민족시가의 형식적 특성에 대한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그것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는 한국어가 지니고 있는 언어적 특성과 결부시켜서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구육명과 대비되는 표현으로 등장하는 五言七字의 의미를 함께 고찰하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언칠자는 중국 한시의 형식적 특성을 지칭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삼구육명은 한국 시가의 형식적 특성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오언칠자는 중국어의 특성과 연결시켜 해석해야 할 것이며, 삼구육명은 우리말의 특성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할 때 오언칠자에서 五言은 한시의 聲韻을 의미하고, 七字는 한시의 형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삼구육명에서 三句는 하나의 행을 이루는 句의 숫자를 의미하고, 六名은 구를 이루는 구성요소인 名의 숫자를 의미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삼구육명이란 표현은 향가의 형식적 특성만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민족시가의 형식적 특성을 나타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볼 때 한국 시가는 하나의 행이 세 개의 구로 형성되며, 하나의 구는 두 개의 명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칭한 것이 바로 삼구육명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다. 行의 주기적 반복으로 구성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 민족의 시가는 불교사상이 중심을 이루던 남북국시대와 고려시대까지는 삼구육명의 형식이 중심을 이루었고 儒學을 정치이념으로 하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행이 네 개의 구와 여덟 개의 명으로 구성되는 四句八名의 형식이 중심을 이루는 방식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

삼구육명, 오언칠자, 句, 名, 민족시가, 균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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