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1960년대에 접어들어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문예 재판’들과 이를 둘러싸고 형성되었던 ‘외설과 예술’ 관련 담론의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규명하는 것이다. 즉 이 논문은 1960년대에 들어선 군부정권이 문화·예술을 관리하는 데 있어 어떤 제도적 변화들을 모색하였는지 살피고, 그러한 통치방식의 전환이 낳은 효과와 문제점은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는‘예술과 외설’을 둘러싼 오랜 논쟁들이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물음들이 당대한국사회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구체화되고 어떤 종류의 세부 논쟁들을 낳았는지고찰하는 일을 동반할 것이다. 1960년대는 ‘판례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재판이 열렸다. 한국의역사상 문화·예술작품의 외설성을 다루는 ‘문예 재판’이 처음으로 열린 것도 이시기에 접어들어서이다. ‘문예 재판’은 예술과 법이 새롭게 조우하는 장면들을 연출하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논의대상이다. 문예 재판은 “문학 논쟁을 법정으로 가져”오게 하고, 이로써 법정을 “비평-법률적 토의”의장이 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외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넓게 형성되고 유관 담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한편 1950~1960년대에는 외설 재판과 유관 담론의 창출이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되어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는 서구나 일본과는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 현상을 경험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보편적 현상이 한국사회에서는 어떻게 경험되고 또 전개되었는지를 관찰하고자 한다. 1960년 영국에서 열린 ‘채털리 부인 재판’을 지켜보며 리처드 호가트가 “우리 시대의 한 단면을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듯이, 한국에서의 문예 재판 역시 상징적 의미를 갖는사건으로 수용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문예 재판들은 1960년대 한국사회가직면하고 있던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변동의 한 모습을 가장 극적인 형태로 드러내 준 문화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1960년대, 외설, 예술, 문학과 법, 문예 재판, 채털리 부인 재판, 박용구, 유현목, 박승훈

참고문헌(28)open

  1. [기타] / 경향신문 (1955~2017)

  2. [기타] / 동아일보 (1955~2017)

  3. [단행본] 나길조 / 1968 / 속 형사판례유집 / 도서출판 육법사

  4. [단행본] 유현목 / 1995 / 영화인생:영화감독 유현목 편 / 혜화당

  5. [학술지] 권순영 / 1954 / 외설문서죄에 관한 약간의 고찰 / 법정 9 (11)

  6. [기타] 권순영 / 1955 / 사법과 예술 / 경향신문

  7. [학술지] 여석기 / 1960 / 외설의 한계:채터레이 판결문을 보고 / 사상계

  8. [학술지] 유종호 / 1964 / 문학과 외설의 한계 / 세대

  9. [기타] 유현목 / 1998 / 나의 젊음, 나의 사랑 영화감독 유현목(11):반공법 위반·외설죄 ‘해프닝’ / 경향신문

  10. [기타] 한상범 / 1964 / 외설법에서 본 음란의 정의:외국의 판례를 중심으로(상) / 경향신문

  11. [기타] 한상범 / 1964 / 외설법에서 본 음란의 정의:외국의 판례를 중심으로(하) / 경향신문

  12. [학술지] 프랭크 커모우드 / 1969 / 외설과 공중이익:「브루크린으로의 마지막 출구」의 경우에서 / 세대

  13. [단행본] 권명아 / 2013 / 음란과 혁명: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 / 책세상

  14. [단행본] 김정매 / 1989 / 한국에서의 로렌스 수용:서지학적 연구 1930~1987 / 한신문화사

  15. [단행본] 임유경 / 2017 / 불온의 시대:1960년대 한국의 문학과 정치 / 소명출판

  16. [단행본] 린 헌트 / 2016 / 포르노그래피의 발명 / 알마

  17. [단행본] 미셸 푸코 / 1993 / 담론의 질서 / 새길

  18. [단행본] 피에르 비투 / 2003 / 채털리 / 이룸

  19. [단행본] 피터 브룩스 / 2000 / 육체와 예술 / 문학과지성사

  20. [학위논문] 金東辰 / 1978 / 言論自由의 法的統制에 관한 硏究

  21. [학술지] 김정희 / 2017 / 패전 후 일본의 문예재판과 평화헌법 - ‘채털리 재판’의 의의 - / 비교문화연구 47 : 27 ~ 51

  22. [학술지] 박유희 / 2010 / 문예영화와 검열 : 유현목 영화의 정체성 구성과정에 대한 일고찰 / 영상예술연구 (17) : 173 ~ 212

  23. [학술지] 박지영 / 2014 / 자본, 노동, 성(性); ‘불온’을 넘어, 「반시론」의 반어 / 상허학보 40 : 277 ~ 338

  24. [학술지] 이봉범 / 2014 / 불온과 외설—1960년대 문학예술의 존재방식 / 반교어문연구 (36) : 437 ~ 483

  25. [학술지] 조국 / 2013 / 시각적 성 표현물 및 표현행위의 음란성 판정 기준 비판 / 민주법학 (51) : 395 ~ 426

  26. [학술지] 한기형 / 2007 / 식민지 검열장의 성격과 근대 텍스트 / 민족문학사연구 (34) : 416 ~ 446

  27. [학술지] 한영현 / 2015 / 1960년대 후반 ‘시네 에로티시즘’의 문화 정치적 의미 / 영화연구 (66) : 259 ~ 289

  28. [학술지] 사이토 하지메 / 2010 / 『채털리부인의 사랑』의 번역과 방언 사용 / 일본연구 (14) : 53 ~ 67